청약 몰리고 거래도 늘고…'몸값' 높아진 소형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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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증가에고금리와 분양가 상승 등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소형 아파트는 최근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1~2인 가구 증가와 분양가 부담으로 작은 주택형이 주목받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 목적으로 소형 아파트를 찾는 경우 향후 인기 면적대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서울은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르는 점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60㎡ 이하 인기몰이
자금마련 부담 덜한
소형에 투자자 관심 몰려
롯데 광명·DL이앤씨 부산
중소형 주택 위주로 공급
너무 작은 평형 투자는
환금성 불리할 수 있어
분양가도 주변과 비교를
○소형 아파트 거래량 증가 추세
최근 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용면적 21~60㎡ 아파트 매매량은 작년 12월 1만1352건에서 올해 2월 1만3186건으로 16.1% 늘었다. 중소형인 전용 61~85㎡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만2797건에서 올해 1월 1만5308건, 2월 1만6578건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아파트 매매량에서 전용 21~85㎡ 이하 비율은 2월 기준 89%까지 치솟았다.분양시장에서도 소형 선호도가 높다. 부동산R114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청약받은 전국 소형 아파트(전용 60㎡ 이하) 평균 경쟁률은 17.94 대 1로 집계됐다. 중소형(60~85㎡ 이하) 평균 경쟁률(5.08 대 1)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대형(85㎡ 초과) 평균 경쟁률은 8.27 대 1이었다.
분양시장에서 소형 주택형 위주로 공급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 롯데건설이 이달 경기 광명시에서 선보이는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일반분양 물량(533가구)이 모두 전용 39~59㎡로 구성돼 있다. 타입별로 △39㎡ 90가구 △49㎡ 138가구 △59㎡A 197가구 △59㎡B1 44가구 △59㎡B2 12가구 △59㎡C 52가구 등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근 수요가 많은 1~3인 가구에 부합하는 소형 타입으로 많이 넣었다”고 설명했다.DL이앤씨는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서 들어서는 ‘e편한세상 금정 메종카운티’ 123가구(전용 59~99㎡)를 일반분양 중이다.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대전 중구 문화동에 짓는 ‘문화자이SK뷰’도 중소형 위주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1207가구)은 △52㎡ 83가구 △59㎡ 317가구 △75㎡ 305가구 △84㎡ 502가구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은 소형 분양가 더 올라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중대형보다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올해 3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859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17.24% 올랐다. 면적별로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749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8.08% 상승했다. 이어 △60㎡ 초과~ 85㎡ 이하 1852만원(18.66% 상승) △85㎡ 초과~102㎡ 이하 1994만원(23.40% 상승) 등이었다. 소형 분양가가 최근 1년간 8%가량 오를 때 중대형은 18~23% 정도 상승했다는 얘기다.서울 지역 소형 분양가는 중소형보다 상승률이 더 높았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HUG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기준 서울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739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7% 올랐다. 전용 60~85㎡ 아파트(3495만원)가 16%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더 크다.다방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 고금리 기조 속에 서울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목적으로 소형 아파트를 매매할 때는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로 부동산 경기 침체 때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다가 시장 활황기에 중대형 아파트로 관심이 옮겨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집값이 오르던 2020년 전용 84㎡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6.53 대 1에 달한 반면 전용 59㎡는 8.7 대 1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도 전용 59㎡ 정도는 돼야 환금성이 높다”며 “너무 작은 주택형은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