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세제지원을 감세로 보는 논리에 공감 못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법인세 감면
野의 '부자감세' 주장 우회 비판
"공공요금 당분간 안정적 유지"
사진=뉴스1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기업 밸류업을 비롯한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의 세제 지원을 무작정 감세라고 지적하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동행 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기업 밸류업 방안의 일환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법인세 감면을 놓고 야당이 ‘부자감세’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최 부총리는 “감면이 계층, 자산, 소득 기준으로 세율을 달리 적용하거나 세금을 깎는 것이라면 세제 지원은 고용이나 기업가치 제고 등 어떤 행동을 전제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고용 및 밸류업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세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비판한다면 세제 지원에 하지 말고, 세제 지원에 따른 효과에 해달라”고 했다.

반도체 지원과 관련해선 보조금보다 세제·금융 지원이 적절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제조 역량이 떨어지는 일부 선진국은 보조금을 줄 수 있지만 우리는 제조는 강하고 약한 분야가 생태계 및 소재·부품·장비, 인프라 부문”이라며 “민간이 못하는 이런 부문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하고, 잘하는 부문은 세제 지원과 금융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는 “재정 지속가능성을 봤을 때 전 국민 현금보다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타깃 지원이 중요하다”고 했다.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관련해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2.2%에서 2.6%로 올렸는데, 수준은 기관마다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환율 요인만 없다면 현 정부 임기 내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달러 달성도 가능하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현 물가 상황에 대해 “상반기 당초 전망은 3% 전후였고, 2%대 물가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2%대 초·중반으로 안정화될 것을 기대하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공공요금은 당분간 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기요금과 교통요금 등은 가급적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빌리시=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