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화가] 가장 현대적인 동양화 작가, 차현욱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차현욱(37·사진)은 동양화를 고집하는 작가다. 추상화 같은 수묵산수화를 그린다. 그림을 그리는 종이도 한지, 색을 입히기 위해 쓰는 안료도 아교에 가루 물감을 섞은 전통 재료 ‘안채’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직 먹으로만 작업했다. 차현욱은 수분을 많이 사용하는 기존 동양화의 채색과 달리 메마른 붓을 쓴다. 뻣뻣한 붓으로 채색한 뒤 마지막에 물을 뿌리는 방식이다. 마른 느낌과 수분감이 한 그림 안에서 동시에 느껴지는 이유다.

최근 차현욱의 작품을 관통하는 소재는 ‘기억’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 떠난 그는 고향에 대한 기억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다시 돌아왔을 때 완전히 변해버린 고향에 대한 기억, 그리고 이방인이 돼버린 자신을 회화로 표현한다. 가장 현대적인 동양화를 그리는 작가 차현욱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종로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개인전 ‘저공비행’은 6월 22일까지 계속된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