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주중대사 '갑질 의혹'에…외교부 "징계 사안 아냐"

2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지정학적 전환기의 우리 외교 전략'을 주제로 열린 2024년도 재외공관장회의에서 정재호 주중대사가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은구기자
외교부가 부하직원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재호 주중대사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 대사에 대한 징계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7일 외교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 대사는 이번 의혹에 따른 조치로 '구두 주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고나, 주의, 훈계 같은 서면 조치와 달리 인사 기록에 남지 않는다. 주의를 환기시키는 정도로, 징계에 해당하지 않아 징계위원회도 열리지 않는다. 사실상 정 대사의 의혹에 대해 외교부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앞서 이달 초 주중대사관 소속 주재관 A씨는 정 대사가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며 외교부 본부에 신고했다. 신고에는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 대사가 본인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모욕적이고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발언을 녹음해 외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신고 접수 즉시 A씨와 정 대사 분리하고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현지에서 감사를 실시했다.

신고자는 정 대사에 대해 6가지 의혹을 제보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 대사가 주재관 대상 교육을 진행하면서 주재관들에게 일부 과격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서만 문제가 확인돼 정 대사에 구두로 주의하는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제보 내용은 모두 사실과 다르거나 증거가 없어 책임을 묻지 않는 '불문'으로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대사는 지난 3월 28일 입장문을 태고 "언론의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정 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충암고 동창이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 정책 자문을 했다. 그해 8월 제 14대 주중대사로 취임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