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與원내대표 경선…변수는 '영남·친윤 응집력+초선표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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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 절반이 영남…"TK 추경호 유리" vs "또 영남이냐"
친윤 조직표 예전과 같지 않을 듯…초선들 "정견 발표 들어보고"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철선 기자 = 이틀 뒤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유권자의 과반인 영남권 당선인들의 표심과 주류 친윤(친윤석열)계의 응집력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경선에 나선 이종배(4선·충북 충주)·추경호(3선·대구 달성)·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은 각각 출신 지역이 다르고,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면서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은 옅다.
투표권을 가진 22대 총선 당선인 108명 중 영남권 인사는 지역구만 59명,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그보다 많다.
이들이 TK(대구·경북) 출신인 추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경우 그는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한 비영남권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영남 출신은 지역적으로 통하는 게 있어 보인다"며 "동료 의원들이 뽑는 선거인 만큼 의원들 간의 친소관계도 영향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참패 직후 '도로 영남당'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적 표 쏠림은 없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 원내수석부대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추 의원의 경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또 영남'이냐는 이야기는 당연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윤계의 표 응집력이 다시 나타날지도 변수다.
윤석열 정권의 주류를 형성한 친윤계는 지난해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총선 참패로 구심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출마설을 놓고도 친윤계의 의견이 엇갈렸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친윤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특정 후보에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친윤계 주도 '국민공감'에서 활동했던 한 당선인은 "이철규 의원의 출마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었지만, 이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수는 44명의 초선 당선인이다. 재선 이상 의원들의 경우 후보들과 친소 관계가 있고 4년간 의정활동을 공유한 반면, 초선 당선인들은 '백지상태'에서 투표에 나선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지역이나 계파보다 후보 개인의 비전과 역량에 대한 평가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초선인 김재섭 당선인은 통화에서 "친소 관계로 표를 던지기에는 세 사람 모두 잘 모른다"면서 "선입관 없이 정견 발표를 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용태 당선인도 "지역이 이번 선거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남이든 수도권이든 충청이든 마땅히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신 분이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라거나 "토론까지 듣고 현장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맨투맨' 전략으로 표심 공략에 나섰다. 세 후보는 개별적으로 당선인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원내대표 출마 포부를 밝히고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한 영남권 의원은 "세 사람 모두에게서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출신, 선수는 중요하지 않다. 당정 관계, 내부 화합 등 숙제를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주자들은 크고 작은 당선인 모임을 찾아다니며 눈도장도 찍고 있다.
추 의원은 전날 부산에서 열린 당선인 만찬 자리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은 윤상현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 현장을 찾았다. 추 의원은 부산 당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렵게 결심한 만큼 꼭 도와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송 의원 역시 지난 주말 부산 등지에서 당선인들과 개별적으로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minary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