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팔자 하락한 애플…"AI반도체로 반등"

1분기 보유주식 13% 처분

포트폴리오서 비중 37% 달해
2분기에 추가 매도 전망 우세

서버용 AI 반도체 자체 개발 중
내달 AI 중대 발표…기대 커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애플 주식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자 6일(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1%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2분기에도 버핏의 투자회사인 벅셔해서웨이가 지분을 추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플이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칩 개발 프로젝트 ‘ACDC’ 주목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0.91% 하락한 181.7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가 전날보다 0.9%, 다우지수는 0.46% 상승한 것과 달리 약세를 보였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올해 1분기 벅셔해서웨이가 들고 있던 애플 주식의 13%를 매도했다는 소식과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 말 기준 1354억달러(약 184조원)어치 애플 주식을 보유 중이다. 벅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3650억달러)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37%가 넘는다. 이날 버핏은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벅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연말까지 애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벅셔해서웨이가 2분기에도 애플 주식을 추가로 덜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애플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애플이 반전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애플이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AI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도록 고안한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몇 해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칩 개발 프로젝트인 ‘ACDC’를 진행해왔다고 보도했다. WSJ는 다만 새로운 칩 공개 여부와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애플의 반도체 생산 파트너로는 대만의 TSMC가 거론됐다.

씨티그룹 “목표주가 210달러”

앞서 애플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다음달 자사 기술 공개행사인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AI와 관련한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행사에서 AI 반도체에 대한 발표가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 들어가는 다양한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는 등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애플의 자체 AI 반도체 개발은 AI 투자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모멘텀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애플은 오랜 기간 공들여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을 접고 관련 직원들을 AI 부서로 이동시켰다. 애플은 이미 2010년부터 아이폰, 맥 등의 기기에 자체 프로세스 칩을 넣는 등 인텔 등 다른 칩 개발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애플은 자체 개발한 칩을 사용해 기기를 미세하게 조율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기 성능을 향상하고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 다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체 AI 서버 칩을 이미 개발했거나, 엔비디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하고 있다.애플은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평가와 중국의 매출 부진 영향으로 올 들어 주가가 2% 넘게 하락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AI 전략 발표로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티프 말릭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날 애플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그는 “애플이 다음달 10일 시작하는 세계 개발자 회의에서 AI 전략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리 사둘 것을 조언했다. 목표주가는 210달러로 제시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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