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클록 준수 1위 kt…이강철 감독 "템포 느리면 다 지쳐"

위반 횟수, 롯데의 ⅓…"늦게 공 던지면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 준다"
프로야구 kt wiz는 10개 구단 중 피치 클록을 가장 잘 준수하는 팀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t는 5일까지 투수들의 한 경기 평균 피치 클록 위반 횟수가 3.38회에 그쳐 최소 위반 1위를 기록했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10.59회)의 ⅓ 정도다.

이 부문 2위 LG 트윈스(4.30회)보다도 훨씬 적다. 사실 kt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피치 클록과 관련한 훈련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해 스프링캠프에서 피치 클록과 관계 없이 자기 투구를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kt가 올 시즌 피치 클록 준수 1위를 달리고 있는 배경엔 이강철 감독의 철학이 녹아있다. 이 감독은 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개인적으로 투수들이 투구를 질질 끄는 모습을 못 본다"라며 "투수들의 투구 템포가 느리면 수비 시간이 길어지고 모든 야수가 다 지쳐서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kt 감독으로 부임 후) 선수들에게 빠른 투구를 주문했고, 이제는 대다수 투수가 적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들이 피치 클록을 준수하면 타자와 승부가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 이 감독은 "투수가 늦게 공을 던지면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게 된다"며 "류현진(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리그 최고의 투수들은 대부분 투구 템포가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투구 혹은 타격 준비 과정에 시간적 제한을 둔 규칙이다.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안에, 주자가 없을 때 18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8초가 표기된 시점에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하며 피치 클록 정식 운용 시 위반하는 투수는 볼, 타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게 된다.

당초 KBO는 올 시즌 피치 클록을 정식 도입하려 했으나 일부 구단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이유로 반대하면서 올 시즌엔 시범 운용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다만 피치 클록의 내년 시즌 정식 도입에 관해선 말을 아꼈다. 이 감독은 "가끔 공을 던지다 보면 잠시 쉬어야 할 타이밍도 있다"며 "그 타이밍을 놓치고 계속 빨리 던지다 보면 부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