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기술 커넥티드 카 규제"…車업계 "범위 콕 찍어야"

中 자율주행 라이다 등 탑재 금지

"광범위 해석 땐 소비자 효용 뚝"
현대차, 美 상무부에 의견 전달
미국이 중국 기술과 부품을 적용한 커넥티드 카(인터넷에 연결된 차량)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수출 금지로까지 이어질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아서다. 현대자동차그룹만 해도 바이두와 커넥티드 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최근 맺었다.

7일 미국 관보 및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미국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커넥티드 차량 공급망 조사의 넓은 범위, 잠재적 규제 대상의 범위를 둘러싼 불확실성, 시행 시기가 모두 한국 자동차업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그룹도 “커넥티드 카 정의에 대해 지나치게 광범위한 해석이 소비자 효용 감소 및 주행 안전 저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함께 상무부에 전달했다.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커넥티드 카 기술에 쓰이는 볼트와 전선, LED 등이 규제에 포함되면 수출이 어려워지거나 수출 단가가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생산하는 커넥티드 카엔 중국산 기술이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비게이션, 주행보조 기술 등은 모두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일부 부품은 중국에서 조달하거나 협력업체가 중국산 제품을 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미 상무부에 ICTS(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의 범위를 △모뎀과 게이트웨이 등 하드웨어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근·조종할 수 있는 하드웨어 △하드웨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로 한정해달라고 제안했다. 커넥티드 카는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는 기능을 통칭하는 개념이다.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인 커넥티드 카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올 2월 2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산 ‘라이다’를 장착한 커넥티드 카가 데이터 유출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며 조사를 명령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미국이 규제에 나설 경우 “강력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