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금지기구 "러, 사용 증거 불충분…우려는 여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국제협약상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과 관련, 아직 이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OPCW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를 각각 OPCW에 보고했다"며 "지금까지 양측이 제공한 정보로는 (사용 여부에 관한) 입증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OPCW는 성명에서 최근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가 이를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독성 화학물질을 무기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한 활동을 수행하려면 OPCW 사무국은 이를 위한 당사국의 요청을 공식적으로 받아야 한다"면서 "현재까지는 어떤 요청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OPCW는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부터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있다면서 "독성 화학물질을 무기로 사용하는 경우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지난 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화학작용제 클로로피크린과 폭동 진압제(최루가스)를 사용해 국제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수산업과 생·화학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중국 등 제3국 기업과 개인 등에 대한 미 국무부와 재무부의 신규 제재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튿날인 2일 브리핑에서 "늘 그렇듯 이런 발표는 전혀 근거가 없고 그 어떤 것으로도 뒷받침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이 분야 국제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