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 네이버…증권가 "실적 개선세 이어진다"

"외부 변수만 개선되면 주가 오를 것"
일각에선 추가 성장 계획 제시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대한 전망은 엇갈려
경기도 성남 네이버(NAVER) 신사옥. / 사진=NAVER
네이버가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비용 효율화 전략을 호평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이 높아져 경기, 금리 등 외부 변수만 개선되면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비용 통제만으로 주가 상승은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은 4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증권가 전망치 3895억원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5261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7.4% 수준이다.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서치플랫폼 9054억원, 커머스 7034억원, 핀테크 3539억원, 콘텐츠 4463억원, 클라우드 1170억원이다. 서치플랫폼 및 커머스, 핀테크는 각각 5071억원, 261억원 흑자를 거뒀다. 콘텐츠, 클라우드 부문은 97억원, 6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네이버 실적에 대해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홈피드 개편으로 광고 사업이 회복되고 있다"며 "브랜드스토어·도착보장 과금체계가 자리 잡으며 커머스 부문의 배출도 본격 성장하고 있고, 인공지능(AI) 사업도 뉴로클라우드 매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으며 목표주가를 28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광고 성수기이기 때문에 관련 매출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네이버 커머스 부문은 중국 e커머스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비용 효율화 기조도 유지되고 있어 하반기까지 영업이익률 개선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로고
다만 네이버 주가가 오르려면 새로운 사업을 통한 성장 계획이 제시돼야 한단 의견도 제기된다. 비용 통제만으론 높은 멀티플(기업 가치 배수)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와 핀둬둬의 주가를 보면 더 이상 종합쇼핑몰의 성과에 높은 멀티플을 부여할 수 없다"며 "비용 통제만으론 주가 추세 전환은 힘들 전망이며 최근 주가 상승으로 추가 모멘텀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증권사는 네이버에 투자의견 '트레이딩 바이(중립)',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다. 지난 3일 네이버의 종가는 19만4600원이다.

최근 일본 정부는 라인야후에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와 보안 시스템 분리를 요구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의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야후가 합병해 출범한 종합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다. 라인야후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을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50%씩 나눠 갖고 있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 압박을 받으면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가 지분 일부를 매각해 2대 주주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안재민 연구원은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8조원가량이기에 소프트뱅크가 전부 인수하기엔 재무적 부담이 크다"며 "대만·태국 사업과 라인망가, 네이버제트 등 다양한 사업이 연결돼있어 전체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그러면서 "네이버가 지분 일부를 매각해 라인야후와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인수·합병(M&A)에 활용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봤다.

반대로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어 네이버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문건엔 '관계의 재검토'라는 표현이 들어갔을 뿐 매각이 언급되지 않았다"며 "라인야후와 네이버의 보안 시스템을 분리하는 차원에서 일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