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사주는 '후배님' 송강호의 드라마 데뷔작 '삼식이 삼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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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 제작발표회"신인상 노려보겠습니다."
배우 데뷔 35년차, 연기 인생 최초로 시리즈물에 도전장을 낸 송강호의 '삼식이 삼촌'이 베일을 벗었다.송강호는 8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제작발표회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열심히 작업했다"면서 "우리 드라마는 위장에서 시작해 머리로 갔다가 심장에서 마무리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만나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꿈을 꾸는 김산을 만난 삼식이 삼촌은 꿈을 이뤄주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지만,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이 변화하는 시대에서 정치인, 경제인, 군인들의 관계가 얽히면서 각자의 계획이 충돌하기 시작한다.
'삼식이 삼촌'은 배우 송강호의 첫 시리즈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1세기 위대한 배우 25인'(2020년, 뉴욕타임스 선정)에 오른 배우 송강호는 대한민국 최초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에 이어 미국 LA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회고전까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글로벌 관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감을 끌어내며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하였다.송강호가 맡은 박두칠은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빠른 상황 파악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전략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오직 먹고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만의 살길을 개척하며 살아온 그는 김산을 만나면서 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첫 시리즈 작업을 하며 "신인의 자세로 임했다"는 송강호는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올해 영화 데뷔 28년, 연기 데뷔 35년인데, 첫 드라마라 낯설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송강호는 "작품을 통해 많은 시청자, 관객들과 소통하며 작품에 대한 가치를 서로 향유하고 공유하는 작업을 해왔다"며 "모두 알겠지만, 이제 작품을 즐기는 방식이 다채로워졌다"며 '소통'과 '도전'을 위해 '삼식이 삼촌'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트렌드화된 OTT 드라마와 다르다"며 "그래서 신선할 수 있고, 모험일 수 있고, 호기심과 함께 의욕이 생겨 이 자리까지 온 거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상 작품을 하면서 '내가 뭘 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며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보다, 어떻게 흡수될 수 있을지를 생각했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면서 작품에 임했던 각오를 전했다.'삼식이 삼촌'에 함께 캐스팅된 배우들도 모두 "송강호의 첫 데뷔작이라는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았다.
엘리트 청년 김산 역의 변요한은 "신연식 감독의 글도 좋지만, 송강호 선배님의 데뷔작이라는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며 "좋은 글, 좋은 배우가 있어서 살며시 발을 담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진기주는 김산의 연인이자, 애민일보의 기자인 주여진 역을 맡았다. 서현우가 연기한 정한민은 김산의 육사 동기이자 친구로 열정과 야망이 가득한 인물이다. 이들 역시 송강호를 출연 이유로 꼽았다.
서현우는 "시대극에 대한 갈망도 있었고, 송강호 선배의 데뷔작,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다"며 "또 이전까지 맡은 역할과 달라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참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진기주는 "송강호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무조건 한다고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송강호는 "여러 선배님을 모시고, 진짜 많이 배우면서 작업했다"며 "특히 오늘 참석 못한 이규형 씨가 휴대전화를 봐서 '왜 이렇게 폰을 보나'라고 했는데, 보니까 대본이었다. 저는 종이로 봐서 대본을 챙기는 게 힘들었는데 '역시 선배님이시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후배 송강호의 모습이) 훌륭했다"고 평해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너무 훌륭한 후배라 휴대전화를 보든, 종이를 보든 둘 다 활용하셔도 좋을 거 같다"고 조언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현우는 "신인 배우가 이렇게 긴장을 안 할 수도 있구나, 정말 진귀한 경험을 했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서현우는 "송강호 후배님과 촬영 전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후배를 만나는데 긴장됐다"고 말했다. 오승훈 역시 "후배님이 밥도 잘 사주시고,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후배였다"고 전했다.
'후배' 송강호에게 가르침을 받아 자신만의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변요한이 맡은 김산은 육사 출신이자 올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받은 최고의 엘리트다. 유학 생활에서 미국의 풍요로움을 직접 목격한 그는 군인 대신 경제관료의 길을 선택하고 야심 차게 국가재건사업을 준비하지만 혼란스러운 정권의 움직임 속에서 몇 년 동안 준비한 사업은 무산되고, 투병 중인 아버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집안까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절망에 빠진다. 그때 삼식이 삼촌이 다가와 꿈을 이루어 주겠다며 원대한 계획을 제안한다.
송강호는 "삼식이 삼촌과 김산은 서로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켜주는 존재이자 로망"이라며 "그래서 두 사람이 기나긴 여정을 함께하는데, 의심도 하고 배신도 하고 그런 거 아니겠냐"고 전하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변요한은 "마지막에 제가 정의할 수 있는 '삼식이 삼촌'이 있다"며 "정말 말하기 힘든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함께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극의 갈등을 고조시킬 예정이다.
재계 순위 20위 기업인 모임인 청우회를 이끄는 의장 안요섭은 관록 있는 연기로 작품의 무게와 깊이를 더하는 주진모가 맡아 몰입감을 더한다. 안요섭의 막내아들 안기철은 오승훈이 연기한다.
주진모는 "욕망을 갖고 목표를 위해 어떤 짓이라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고, 오승훈은 "엘리트들의 원대한 계획들에 대해 많은 얘길 듣고, 본인의 생각과 계획을 쌓아놓는 캐릭터"라며 "처음으로 재벌집 막내아들이 됐는데, 이런 부유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궁금했고, 그런 생각만 하고 살아가니 정말 행복했었던 거 같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 선배에게 드라마가 뭔지 알려주려고 출연하게 됐다"고 밝힌 배우 유재명은 특무대 장군 장두식 역을 맡는다. 유재명은 '삼식이 삼촌'에 대해 "대본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며 "정적인데 소용돌이치고, 차가운데 뜨거웠다"고 소개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삼식이 삼촌' 각본과 연출은 영화 '동주'의 신연식 감독이 맡았다. '러시안 소설', '페어 러브', '카시오페아' 등 하나의 문학작품 같은 영화를 만들어온 시네아스트로 꼽힌 신연식 감독이 시리즈 작업에 도전한다.
신연식 감독은 "전 세계에서 '밥먹었냐'가 인사인 곳은 한국이 유일한 거 같다"며 "또 전쟁 상황에서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든데, 세끼를 먹는다는 부분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엘리트 사회가 배경인데, 삼식이 삼촌은 먹는 걸로 소통한다"며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삼식이 삼촌' 배경을 60년대로 설정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아직도 낯선 느낌"이라며 "내가 왜 이렇게 느끼고, 이 세상을 구성하는 사람이 누군지 늘 궁금해했고, 이 사람들의 원형을 탐구하려고 보니 딱 이 시기의 사람인 거 같더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삼식이 삼촌'의 장르는 누가 보면 시대물, 누가 보면 누아르지만 제가 볼 땐 로맨스"라며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깨닫는 과정을 담으려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삼식이 삼촌'은 오는 15일 5개 에피소드를 공개, 이후 매주 2개씩 그리고 마지막 주 3개로 총 16개의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