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지어 다니는 물고기, 흩날리는 해초들… 바닷속에 있는 듯한 전시

갤러리내일 채현교 초대전
’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
채현교, 드디어 알려진 보물, 2023
프랜시스 버넷의 소설 <비밀의 화원> 속 장면들이 전시장 안에 펼쳐진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내일에서 열리고 있는 수채화 작가 채현교 초대전 ‘The Secret Garden 비밀의 화원’에서다. 그는 어린 시절 읽었던 소설 <비밀의 화원> 속 주인공이 가꾸던 정원의 생명력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품을 그려냈다. 전시 제목도 책 이름을 그대로 따 와 지었다.

정원에서 다양한 식물들이 꽃피우고 자라나듯, 채현교의 작품 속에서도 다양한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 숨쉰다. 순수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를 작품으로 표현한다. 아번 전시에서도 물고기와 산호초 등 바다 밑에서 숨쉬는 생명들을 생동감 있게 그린 수채화 작품들이 관객에게 소개된다.
채현교, 아무도 찾지 않은 보물, 2023
채현교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다 속 풍경을 그리는 데 몰두한 작가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서도 어김없이 바닷속을 유영하는 금빛 물고기들과 해초들을 그려냈다. 동그란 캔버스에 볼록렌즈를 댄 듯 시선을 왜곡시키는 작업 방식을 택했다. 관객들로 하여금 머리를 물 속에 담군 채 바다 밑 풍경을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기 위해서다.

그가 그리는 물고기들은 모두 떼지어 다니고, 산호들은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바닷속 생물들이 연대하며 생명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는 생명의 무리를 관객에게 선보이며 인간에게 연대의 중요성과 치유의 메시지를 선사하고자 했다. 전시는 5월 15일까지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