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에 '로봇 팔' 달아 '우주 쓰레기' 처리한다

떠도는 쓰레기
2만7000여개

잔해끼리 충돌
교통사고 위험

포획·제거 기술
韓·美·日 등 투자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 망원경을 수리하던 우주비행사가 인공위성 잔해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사고를 다룬다. 그래비티는 이미 현실이다. 저궤도 위성 수가 급증하면서 우주를 떠도는 ‘우주 잔해’가 우주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정하는 길이 10㎝ 이상 우주 잔해 수는 최소 2만7000개. 2030년께 인공위성 수는 10만 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NASA는 우주 잔해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부섹, 시유에어로스페이스 등 미국 업체 6곳에 약 2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부섹은 임무를 다한 인공위성에 추진체를 달아 지구 밖으로 궤도를 이탈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중량이 1㎏도 되지 않는 소형 장비에 플라즈마 추진 엔진을 달았다. 이 엔진은 기존 로켓보다 훨씬 적은 연료로 위성을 전혀 다른 궤도로 진입시킬 힘을 낸다. 우주 반대편 저 멀리로 쓰레기를 날려 보내겠다는 구상이다.잔해를 포집하는 기업도 있다. 시유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잔해를 5년간 최대 180㎏ 포집할 수 있는 플라즈마 추진기 기술로 NASA의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NASA와 계약한 트랜스아스트라는 잔해를 담을 수 있는 백을 장착한 인공위성을 제조하고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잔해 포집 연구가 한창이다. 스위스 클리어스페이스는 위성에 로봇 팔 4개를 달아 우주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포획해 운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성으로 우주 잔해를 끌어들이는 기술을 시험하는 단계다. 한국 정부도 포획 위성을 개발하는 데 2028년까지 예산 447억원을 책정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