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침수 경보…'첨단기술 실험실' 된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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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버스·맨홀·주차장 등광주광역시에 있는 정보기술(IT) 전문기업 엔에이치네트웍스(대표 이근신)는 지난해 시의 지원을 받아 북구 용전동 월출지하차도에 ‘지하차도 침수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가칭)을 설치했다.
기업 36곳에 테스트베드 제공
'스마트가로등' 우즈베크 수출
'맨홀시스템'은 전국서 러브콜
市 "기업당 최대 1.5억원 지원"
차도 안쪽 빗물과 주변 영산강의 유수량 증가 시 지하차도에 미치는 영향 등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일반적으로 수량이 몰리는 차도 가운데에만 센서를 설치하는 것과 달리 이 회사는 지하차도 출입구와 차도 중간, 차도 1㎞ 반경 등에 센서와 카메라를 달아 유수량 등의 정보를 실시간 전송한다.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지하차도 침수 가능성이 커지면 사전에 경고를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품화하는 게 최종 목표다.
광주시가 지역 곳곳을 테스트베드 공간으로 제공하면서 기업들의 ‘실증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도시 전체를 시험 장소로 제공하는 ‘창업기업제품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36개 기업에 실증 공간을 지원했다. 광주의 지하차도와 시내버스, 맨홀, 야영장, 호수, 공영주차장 등 곳곳이 기업의 제품 실증 장소가 됐다.참여 기업 중 31개 창업 기업은 제품을 개발해 매출 65억원을 달성했고 46명을 신규 고용했다. 일부는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기업이 개발한 초기 제품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실증 공간을 제공했다”며 “실증 제품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도시문제 해결과 공공서비스 개선,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남스마트코리아(대표 임정숙)가 실증 지원을 받아 개발한 ‘추락 방지 맨홀 시스템’은 집중호우 침수 등으로 인한 맨홀 뚜껑 파손과 맨홀 이탈로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제품이다. 맨홀 안전 커버의 효과성이 알려지면서 대구시와 경북 안동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문의가 이어졌다.
트로닉스(대표 박병덕)의 ‘스마트 가로등 시스템’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작동해 관리가 쉽다. 이 회사는 우즈베키스탄과 1000만달러 투자협약을 맺고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메가웍스(대표 박기원)는 ‘스트레스 샤워실’ 제품으로 17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광주시는 올해도 전국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실증지원사업을 한다. 실증장소를 제공하고 기업당 최대 1억5000만원의 실증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기업들이 실증지원사업을 통해 기술을 보완하면서 안전·효과성을 입증하고 확보된 실증데이터를 바탕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며 “기업들이 매출 증가와 고용 창출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