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원 사이버 보안 시장 잡아라"…해외 시장 공략 나서는 K스타트업들 [최진석의 실리콘밸리 리포트]

RSA 콘퍼런스에 참가한 보안 스타트업 티오리. /사진=최진석 특파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공격은 AI로 대응해야만 막을 수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 티오리의 박세준 대표는 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RSA 콘퍼런스에 마련된 부스에서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화이트해커인 박 대표는 “최근 해커들의 기술력도 진화했고, 공격성은 더욱 강해졌다”며 “24시간 잠들지 않는 AI로 실시간 방어체계를 구축해야만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SA 콘퍼런스 /사진=최진석 특파원
RSA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사이버 보안 박람회다. 올해 전 세계 130개국에서 4만여명이 행사장을 찾아 AI 시대의 최신 보안 기술 트렌드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의 화두는 ‘제로(0) 트러스트’였다. ‘검증하기 전까진 아무것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AI 시대를 맞아 기업과 고객 모두 더욱 철저하고 세밀한 보안 체계를 요구하는 점을 반영했다.
RSA 콘퍼런스에 참가한 안랩 /사진=최진석 특파원
전날인 6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 이어 이날 본격 개말한 이번 행사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시스코 등 주요 테크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10여개의 한국 기업도 부스를 마련하고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안랩은 2015년 이후 9년만에 RSA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통합 보안 플랫폼인 ‘안랩 플러스’를 글로벌 시장에 론칭하기 위해서다. 이상국 안랩 마케팅 상무는 “해외 매출 비중을 작년 기준 3%에서 두 자릿수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KOTRA와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도 한국관을 마련했다. 티오리, 스텔스솔루션, 에프원시큐리티, 프라이빗 테크놀로지 등 10개사가 부스를 마련하고 참관객을 맞았다.
티오리 박세준 대표 사진 : 최진석 특파원

티오리는 세계 최대 해킹 대회 데프콘에서 7년 연속 우승한 탑티어 해커들로 구성된 스타트업이다. 구글, MS,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이 고객사다. 이번에 RSA 콘퍼런스에에 처음 참가하면서 새로운 보안 플랫폼 ‘진트(Xint)’를 론칭했다. AI가 24시간 쉬지않고 기업의 보안 허점 찾아내는 새 솔루션이다. 박 대표는 “공격자 관점에서 보안 취약점 식별해 실시간 서비스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RSA 콘퍼런스에 마련된 한국관 /사진=최진석 특파원
이달 중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보안칩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ICTK도 처음 참가했다. 이 회사는 물리적 복제방지 기능 ‘퍼프(PUF)’ 기술 기반 보안칩을 상용화했다. 개별 칩마다 인간의 홍채나 지문처럼 고유의 성격을 부여해 해킹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전 세계에서 3곳 정도다. 이 업체의 유경동 마케팅 이사는 “이미 빅테크 중 한 곳과 공급계약 맺어 글로벌 보안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며 “IPO를 계기로 미국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 보안시장은 2020년 1531억(208조원)에서 올해 2200억달러(300조원), 2028년에 3661억달러(499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