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까지 냄새 맡고 몰려들었다…'새만금' 파격 혜택

파격 세제 혜택에 투자 문의 줄이어
中 기업도 투자 매력에 새만금 진출
부족한 토지·SOC 문제 해결 노력
직주근접 위한 수변도시 조성 속도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 8일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 국가산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제공
“지금 정부의 도움으로 겨우 땅을 확보했는데, 앞으로 공장을 더 늘리려면 추가 부지 확보가 절실합니다. 투자를 더 하려고 해도 확보된 부지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새만금에 입주한 한 입주기업 대표는 예전 허허벌판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새만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72개 기업이 이미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싶어도 공장을 지을 땅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다.그는 “이제는 기업이 새만금에 스스로 와서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황까지 조성이 됐다”며 “그런데 3만평 부지를 확보하려 해도 1만평밖에 구할 수 없었다. 더 많은 기업이 모여 시너지를 내려면 엄청나게 넓은 토지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부지 확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새만금 국가산업단지가 이차전지를 비롯한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의 새로운 메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3년간 법인세·소득세 면제라는 파격적 조건에 기업 맞춤형 규제완화가 맞물리며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까지 앞다퉈 새만금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새만금 국가산단 발전계획을 발표한 김경안 새만금개발청장은 “현재 입주를 하거나 앞둔 72개사 외에도 국내 대기업과 중국 이차전지 1위 업체까지 진출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현재 새만금 국가산단의 투자 유치액은 10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정부가 새만금 국가산단을 투자진흥지구에 이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하면서 한중 이차전지 기업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정부는 입주 기업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첫 3년 동안 100%, 이후 2년간 50% 감면키로 했다. 추가 인센티브도 적극 검토 중이다.

특히 중국 이차전지 기업의 국내 참여가 두드러졌다.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FTA협정을 맺고 있는 한국 기업과 합작 회사를 만들면 수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새만금도 이 같은 투자 매력을 적극 강조하며 추가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 청장은 “정부의 기업 친화 정책과 새만금의 매력이 맞아 떨어지며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만금에 새로 입주한 두산퓨얼셀이 대표적이다. 두산퓨얼셀은 2022년 새만금 국가산단(5공구)에 연료전지·발전기 생산 시설을 구축해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다. 내년 5월 양산에 앞서 시험생산 중으로, 이미 국내 계약까지 마쳤다. 방원조 두산퓨얼셀 본부장은 “법인세 감면과 부지 임대계약 등 각종 혜택으로 새만금 국가산단 입주를 결정했다”며 “향후 미국과 영국 등 해외 수출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새만금 국가산단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은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기반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다. 당장 새만금 국가산단 입주 기업들이 기다리고 있는 항만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다. 토지 역시 3·7공구 매립공사를 지난해 10월 착수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해 이른바 ‘잼버리 사태’로 삭감된 SOC 예산에도 각종 시설 조성 일정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항만은 내년 준공을 목표로 막바지 조성 작업이 한창이다. 기업들이 가장 원하는 인입철도는 2030년 개통이 목표다. 국제공항 역시 2029년 개항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 수변도시 개발 관계자가 도시 조성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제공
기업 활동을 지탱할 인력수급 문제도 숙제다. 새만금 국가산단이 완성되면 최대 13만 명의 직·간접 고용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지역 인력만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도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가 26개 기업 1950명에 달한다. 새만금청은 지난 1일부터 7개 노선, 7개 통근 버스를 투입하며 군사과 전주, 익산에서 인력을 수송하고 있다. 지역 대학과 고등학교와는 협력을 맺고 인력 수급 계획을 준비 중이다.새만금청은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을 통해 직주근접을 실현시킨다는 계획이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새만금청과 새만금개발공사가 ‘디지털 마린시티’를 컨셉으로 조성 중인 프로젝트다. 6.6㎢ 규모를 매립해 공동주택과 업무지구, 상업지구를 조성한다. 현재 2.73㎢ 크기를 우선 조성하는 1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2026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올해 말 용지 분양이 예정됐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디지털 마린시티와 국내 최초 육해공 토탈 모빌시티, 스마트 세이프 시티를 목표로 조성 중”이라며 “지방인구 소멸 위기를 타개하는 새로운 모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