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레드오션도 블루오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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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마이다스그룹 회장경제의 본질은 수요와 공급이다. 수요는 욕망이고, 공급은 욕망이 원하는 효용이다. 기업이 하는 일은 시장의 욕망에 효용을 공급하는 것이다. 경영은 욕망을 다루는 기술이다. 경영의 수준은 욕망을 이해하는 수준에 비례한다. 시장의 욕망을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고, 구성원의 욕망을 알아야 경영을 할 수 있다.
시장의 본질은 욕망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모든 경제 행위의 바탕이 욕망임을 통찰했다. 욕망의 본질은 무엇일까? ‘가치 기억’이다. 가치 경험이 가치 기억을 만들고, 가치 기억이 욕망이 된다. 따라서 욕망을 다루는 기술의 핵심은 ‘가치 기억 만들기’다. 헨리 포드는 마차의 기억을 이용해 자동차의 욕망을 심는 데 성공했고, 스티브 잡스는 휴대폰의 기억을 스마트폰의 가치 기억으로 전환했다. 사업과 경영의 성공은 가치 기억 만들기의 성공인 것이다.욕망은 소통을 통해 거래된다. 거래의 성공은 소통의 성공이다. 어떻게 성공 소통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뇌는 정서, 감정, 이성의 판단체계를 통해 가치맥락적으로 반응한다. 소통도 판단체계를 바탕으로 순차적이고 편향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정서 단계에서 먼저 긍정을 여는 것이 성공 소통의 핵심이다. 긍정이 열리면 좋은 감정이 일어나고, 좋은 감정은 이익으로 생각을 유도한다. 반대로 부정 정서는 싫은 감정으로 연결되며 우리 뇌는 손해로 인식한다. 성공 마케팅의 불문율인 AIDMA전략도 신경과학적 소통 메커니즘을 반영하고 있다. 주의(A)와 관심(I)은 긍정 열기이고, 욕망(D)과 기억(M)은 좋은 감정과 이익 인식을 유도하는 과정이며, 최종적으로 구매라는 행동(A)으로 이어진다.
소프트웨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개발한 마이다스(MIDAS)가 어떻게 세계 1위를 하게 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시장의 욕망을 만들고 고객과 연결하는 일에 집중했을 뿐이다. 전문가용 구조해석 소프트웨어 시장을 일반 기술자용 설계 시장으로 재정립해 새로운 가치 기억으로 욕망을 창출했다. 방문 영업 중심의 시장 소통 방식을 기술자의 욕망에 기반한 마케팅 이벤트로 전환했다. 고객 욕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상황을 기회로 만들고, 기회를 성과로 만들어 가치로 연결한 선순환의 결과였다.
인간은 욕망을 동력으로 인류 고유의 문명과 문화를 창달했다. 모든 동기의 본원은 욕망이다. 욕망에 초점을 맞추면 어떤 시장도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레드오션도 블루오션도 없다는 것이다. 경영의 요체는 욕망의 붉은 바다에 희망이라는 푸른 점 하나를 찍고 더 넓게 퍼져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업과 경영에 성공하고 싶다면 돈이 아니라 욕망을 다뤄야 한다. 경영자는 욕망의 예술가이자 기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