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1순위' → '돈 먹는 하마'…순식간에 애물단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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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세금감면 거둬들이는 美 지역들과거 미국 지역사회와 정계의 유치 1순위 시설이었던 데이터센터가 순식간에 '애물단지' 처지가 됐다. 고용 창출 효과는 적은 반면 전력은 많이 소모해 '돈 먹는 하마'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세금감면이 일자리 만든다지만 돈만 들어"
일자리 창출효과 일반 공장의 1~10% 수준
전력 소모 많고 소음·환경오염 등 무시못해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조지아·버지니아 등 미국 일부 주에서는 데이터센터 세금 감면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도(州都) 애틀랜타가 데이터센터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조지아에서는 지난 3월 데이터센터 세금 감면을 2년 간 중단하는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했다. 브라이언 캠프 주지사는 오는 7월부터 세금 감면이 중단될 경우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을 것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캠프 주지사는 의회가 보조금 연장을 의결한 게 불과 2년 전이라고도 지적했다.
미국 내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인 버지니아주에서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버지니아주는 2010년부터 데이터센터에 세액감면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세액감면 총 규모는 2010년 3000만달러에서 2020년 1억3800만달러까지 늘었다. 버지니아주 민주당 의원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이 컴퓨터 서버나 기타 장비를 교체할 때 세금을 감면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주 정부와 의회가 반대로 돌아서는 것은 결국 돈 문제가 크다. 버지니아주 감사관은 2023회계연도에 데이터센터 인센티브로 주가 제공한 세금 감면 혜택이 7억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세액감면 중단 법안을 발의한 척 후프스테틀러 주의회 상원의원(공화당)은 "로비스트들은 종종 세금 공제가 훌륭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데이터센터가 만드는 일자리는 거의 없다"라며 "돈만 잃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로 인해 생기는 일자리가 같은 규모 제조공장의 1~10%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제조 공장을 돌리기 위해서는 생산 라인에 근무하는 직원이 상당수 필요한 반면 데이터센터는 일부 기술자, 보안요원, 건물 제어 전문가 등 최소 인력만 있어도 운영이 가능하다.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양도 상당하다. 2021년 기준 버지니아 주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1688㎿(메가와트)로 주 전체 전력 공급량의 12%, 16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 외에도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한 환경오염, 거대한 팬을 작동시킬 때 발생하는 소음, 공업 용수 소비로 인한 물 부족 등도 주민들이 데이터센터를 반기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버지니아주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세금 감면은 일자리 수천개를 만들고 주 경제에 수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지만, 감면으로 인한 혜택은 1달러당 72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는 세금 감면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실패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