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전기차에 밀리더니 결국…쏘나타, 또 '단종설' 휩싸였다

잘나가던 '세단'의 굴욕
쏘나타·말리부·캠리 줄줄이 단종설
현대 쏘나타.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국산과 수입차를 막론하고 한때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 중형 세단들이 '단종설'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엔 GM(제네럴모터스)의 말리부다. 말리부는 부평공장에서도 생산된 적 있는 국내 대표 중형 세단 중 하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에 치이고 전기차에도 밀려나는 모양새다.

한때 인기 많던 중형 세단...줄줄이 구설수

10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올해 말 중형 세단 쉐보레 말리부를 단종할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말리부를 생산했던 미국 패어팩스 공장에서 말리부 대신 전기차 쉐보레 볼트를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말리부는 1964년 1세대 출시 이후 2015년 9세대 출시까지 약 60년간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팔린 쉐보레의 대표 차종이다. 국내에선 2011년 8세대 말리부가 GM 부평 공장에서 처음 생산됐다. 국내에서 쏘나타 등과 경쟁을 벌였던 말리부는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2022년 8월 단산됐다.
2011년 10월 18일 한국GM 부평 2공장에서 중형세단 '말리부 양산 1호차 생산기념식'을 열었다./사진=한국GM
쏘나타도 단종 얘기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쏘나타는 1985년부터 39년간 생산된 국내 대표 중형 세단이다. 판매량 1위를 달렸지만 최근 대표 세단 자리를 준대형 세단 그랜저에 넘겨주고, 전동화 바람에 밀려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쏘나타의 올해 1분기 내수 판매량은 7981대에 그치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완전변경급의 부분 변경 8세대 신형 쏘나타를 내놨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도요타도 최근 중형 세단 캠리의 일본 시장 판매를 종료했다. 저조한 판매량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1980년부터 현재까지 44년 동안 장수한 캠리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재까지 약 2100만대 이상이 팔린 세계적인 자동차다. 다만 미국·동남아시아 등 일부에는 계속 수출할 전망이다.

SUV에 밀리고 전동화에 치이고

말리부·쏘나타·캠리 등 중형 세단이 시장에서 밀리는 것은 세단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레저 등 여가 활동이 늘면서 SUV의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차체 등이 소비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SUV와 레저용 차량(RV)이었다. 판매량 순위는 쏘렌토(2만6929대) 싼타페(2만3313대) 카니발(2만2681대) 스포티지(1만9661대) 포터(1만9315대) 순으로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최근 5년간 판매량 5위 안에 세단이 없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8년 출시된 8세대 신형 캠리/사진=한경닷컴DB
전동화 또한 중형 세단 단종에 한몫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했던 중형 세단 대신 그 자리를 전기차가 메우고 있다. 대표적 차종이 아이오닉6다. 아이오닉6는 2022년 출시 직후 쏘나타 판매량을 앞지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 차급 자체가 국내에서는 준중형 세단이나 소형 SUV과 비교되면서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SUV 열풍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 중형 세단 판매량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