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영수회담'이 일깨운 우리말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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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는 '옷깃 령(領)+소매 수(袖)'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우선 '령(領)'은 '우두머리 령(令)+머리 혈(頁)'이 합쳐진 글자로, '다스리다, 거느리다'란 뜻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원래는 머리와 맞닿은 목 부분을 둘러댄 옷깃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통령과 영부인, ‘령’ 자 서로 달라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영수회담’을 “한 나라에서 여당과 야당 총재 간의 회담”으로 풀었다. 하지만 이는 현실 어법과 좀 다르다. 우리는 지금 영수회담을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 간의 회담’으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예전에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절엔 영수회담이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의 만남을 가리키는 말로 적합했다. 지금은 대통령은 당무에서 분리돼 여당 대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런 풀이가 적절한지 논란이 있다. 반면에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당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영수회담이 맞다는 주장도 있다.영수는 ‘옷깃 령(領)+소매 수(袖)’의 결합으로 이뤄졌다. 이 말이 어떻게 우두머리란 뜻을 나타내게 됐을까? 우선 ‘령(領)’은 ‘우두머리 령(令)+머리 혈(頁)’이 합쳐진 글자로, ‘다스리다, 거느리다’란 뜻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원래는 머리와 맞닿은 목 부분을 둘러댄 옷깃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옷깃은 자연스레 옷의 중심이 되고, 여기서 의미가 확대돼 ‘지도자, 거느리다, 다스리다’라는 뜻이 나왔다. ‘대통령(大統領)’의 ‘령’에 이 글자가 쓰였다. 직역하면 통령, 즉 한 집단을 거느린 우두머리에 ‘대(大)’ 자를 붙였으니 ‘최고 우두머리’인 셈이다. 일본에서 19세기 개화기 때 영어의 ‘president’를 번역하면서 만든 말로 알려져 있다.대통령의 ‘령(領)’과 영부인 할 때의 ‘영(令)’이 다른 글자라는 점도 놓치면 안 된다. 많은 사람이 이를 같은 글자인 줄 알고 영부인이라고 하면 그저 대통령의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알고 있다. 영부인에서의 ‘영’은 ‘우두머리 령(令)’ 자이다. 이게 머리글자로 올 때 ‘영’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말의 두음법칙에 따른 것이다. 이 글자는 주로 ‘명령하다’나 ‘법령·규칙’ 따위를 가리키지만, 경칭의 의미도 나타내 남의 가족을 높여 부르는 말에 쓰인다. 영부인이니 영애, 영식 같은 말이 그렇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