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인 유튜버 살해한 50대…"겁만 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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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트서 흉기 2개 구매
11일 영장실질심사 예정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50대 남성 유튜버 A씨는 경찰 진술에서 "혼을 내주고 싶었을 뿐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겁만 주려고 찌른 것인데 이후 기억은 안 난다"는 취지로 말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다.A씨는 전날 오전 9시 52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유튜버 B씨를 살해했다. A씨는 범행 이후 미리 빌려둔 차를 타고 경북 경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카페에 방문해 커피까지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주장과 달리 경찰은 그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전날 부산의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구매했다. 범행 당시 흉기 1개는 차 안에 뒀으며, 나머지 흉기 1개를 B씨에게 휘둘렀다.
A씨는 사건 당일 B씨가 법원에 올 것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 A씨가 피고인으로 연루된 폭행 사건에서 B씨는 피해자 신분으로 재판에 방청하겠다고 미리 공지했다. B씨는 A씨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 역시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였다.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A씨와 B씨는 지난해 7월부터 부산의 한 경찰서에 서로 200건의 고소장을 냈다"며 "일상을 촬영해 영상을 올리는 이들이 소재가 겹치다 보니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싸우기 시작했고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씨의 범행 전 정황 등을 살펴봤을 때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높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11일 오후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