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인머스캣' 한때 농민들 골치 썩이더니…'상황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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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년 전보다 42% 올라샤인머스캣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포도 가격이 벌써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사과 등 과일 가격이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샤인머스캣도 재배면적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
포도 이번주 6.46% 올라
샤인머스캣 6월 출하 앞두고
재배면적 줄어든 상황서
가격 상승 시작된 점 주목
10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포도 ㎏당 도매가격은 6607원으로 전주 대비 6.46%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0.31%, 전년 동월 대비로는 42.66% 높은 수준이다.현재 국내 포도 시장은 ‘샤인머스캣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전체 포도 거래량 중 58.9%를 샤인머스캣이 차지했다. 샤인머스캣은 원래 1988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된 품종이지만 2010년대 들어 국내서 선물용 고급과일로 인기를 끌며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급격히 늘었다.
샤인머스캣은 여름~가을에 주로 생산된다. 6~9월에는 하우스시설 재배 물량이, 9~10월에는 노지 재배 물량이 출하된다. 가격은 빙수 등 수요가 몰리는 7월에 가장 높게 형성됐다가 9월 이후 노지 물량이 쏟아져나오면서 하락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현재 시중에는 지난해 생산 후 창고에 저장된 물량이 소량 유통되고 있다. 상당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이미 지난 3월경 샤인머스캣 판매를 종료했다.유통업계에서는 아직 샤인머스캣 출하가 시작되기 전인 5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6259㏊로 작년 보다 3.1% 줄었다. 최근 수년간 출하량이 폭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생산을 포기하는 농민이 늘어난 것이다. 샤인머스캣 제철인 9월 초 평균 소매가는 2021년 2㎏당 3만8000원에서 지난해 1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시중에 풀린 샤인머스캣 물량이 워낙 적다 보니 가격 상승 여부는 본격적으로 출하가 이뤄지는 6~7월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작년 대비 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고 재배면적도 줄어든 만큼 올해는 샤인머스캣이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포도와 양파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전체 농산물 가격은 지난달부터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 9일 기준 KAPI 지수는 160.92로 작년 12월 18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KAPI는 2013~2019년 22개 농산물의 적정 평균 가격(100)을 기준으로 산출된다이번주에는 KAPI 구성 품목 22개 중 양상추(-32.89%), 풋고추(-23.5%), 오이(-22.94%) 등 19개 품목이 하락했다. 이달 들어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채소류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시중 유통 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