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팀장님의 행동 습관이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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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희 리박스컨설팅 대표기업의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작은 조직의 리더, 곧 ‘팀장님’의 행동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의 철학과 믿음이 기업 문화와 가치의 기반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고객 가치를 빠르게 실현해야 하는 지금은 ‘아는 것이 힘’이라기보다 ‘아는 것을 연결’해야 하는 시대다. 어느 한 명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소규모 단위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하부 단위의 조직문화가 한 회사의 문화가 되는 ‘포켓 컬처(pocket culture)’ 시대가 온다는 리더십 화두가 떠오른다. 조직에서 가장 작은 팀의 구성원들이 느끼는 문화가 곧 그 조직의 문화가 되는 시대다. 포켓 컬처 시대에는 작은 팀 리더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국 유통기업 베스트바이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조직과 구성원, 구성원과 구성원, 고객과 조직, 고객과 구성원의 ‘연결점’으로써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리더는 조직 전략과 구성원의 강력한 연결점이 돼야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조직 하부로 내려갈수록 조직 전략을 이해하는 구성원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다. 리더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명확히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문화에 기여해야 한다. 또한 조직 간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리더의 중간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퍼실리테이터 리더십이라고 한다. 팀 구성원 간의 협력, 적극적인 참여, 책임 공유 및 대화를 장려하는 리더십 스타일이다. 프랑스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창의적인 문제해결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 단위의 전 리더에게 퍼실리테이터 리더십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미국의 농구 감독 필 잭슨은 선수들을 만날 때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감정을 전달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한다.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훌륭한 조직문화를 이루려면 이처럼 긍정 경험 창출이 필요하다. 기업에선 팀장이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최선을 다해 구성원의 긍정 경험을 만들어야 고객의 긍정 경험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지원자가 면접을 보고 입사할 때, 구성원이 회의하고 회식하고 면담할 때마다 팀장은 구성원들에게 긍정 경험의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 조직문화를 만들어내는 리더의 역할을 재조명할 때다. 리더의 역할과 모습이 바로 조직문화로 이어지는 포켓 컬처 시대에는 인재 관리보다 경험 관리라는 표현이 더 맞겠다. 지금 우리 회사에 필요한 리더 역할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