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너무 잘 나가잖아"…'중대 결단' 내린 수입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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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들 지점 줄이고 '쉬링크 경영'“제네시스가 성공하려면 프리미엄 고객들을 잡아야 하는데, 이미 많은 수입 차주들이 제네시스로 유입되고 있다”
제네시스 1~4월 판매량 6% 늘고, 수입차는 8% 감소
스텔란티스, DS 국내 판매 중단
아우디, 서울 전시장 12→9개로 축소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내부에서는 "아우디 고객이 제네시스를 사기 시작했다"며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표면적인 판매 대수뿐 아니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제니시스 공세에 못 이겨 내수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전시장의 문을 닫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에 따르면 1~4월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7만6143대가 팔렸다. 반면 같은 기간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은 4만55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수입차와 제네시스의 판매 격차는 1년 전 약 4만대에서 3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수입차 시장은 2010년대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엔 주춤해진 모습이다. 2022년 처음으로 20%를 돌파(20.1%)한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올해 4월엔 17.7%로 줄었다. 하이브리드카를 앞세워 '노재팬' 시기의 기저효과를 누리는 일본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수입차는 판매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내수 자동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데다 강달러 현상도 수입차 경영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딜러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서서는 모습이다.대표적으로 스텔란티스는 올해 프랑스 고급 차 브랜드 DS 오토모빌의 국내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DS 오토모빌이 지난해 한국서 판매한 차량은 단 153대. 브랜드를 유지하기엔 실적이 너무 저조했다.아우디는 지난해 9월 기준 12개였던 서울의 전시장을 현재 9개로 줄였다. 아우디 판매량은 신차 부족 등으로 올해 들어 74.7%나 급감했다. 올해 판매량이 20.4% 줄어든 포드도 서울 전시장을 통폐합해 9개에서 6개로 축소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브랜드가 과거 빠르게 성장하던 시대에 갇혀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으면 제네시스에 계속해서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단 얘기가 나온다.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입차 브랜드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벤츠 고급브랜드 마이바흐 전 세계 판매량 2위, BMW 7시리즈 판매량 3위일 정도로 주목받는 시장이 됐기 때문이다. BMW는 지난달 인천 서구에 BMW 그룹 연구개발(R&D) 센터 코리아의 문을 열었다.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영국 로터스는 9월 고성능 전기차 엘레트라를 인도하는 등 한국 시장에 10여년 만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