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술은 처음 본다"…루이비통이 감탄한 한국 회사 [최진석의 실리콘밸리 줌인센터]

리볼브를 설명하고 있는 박진영 엔닷라이트 대표. 사진=최진석 특파원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티파니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프랑스의 LVMH그룹이 기술력에 감탄한 K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웹 기반 3D 디자인 서비스 ‘리볼브’를 개발한 엔닷라이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인 박진영 대표와 김선태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20년 공동창업했습니다. 엔닷라이트는 자체 개발한 3D 디자인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이전까지 3D 디자인 협업 방식의 한계점을 해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찾은 박 대표를 만나 사업 현황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회사 소개를 해주세요.
A. 2020년 창업한 3D 콘텐츠 스타트업입니다. 삼성전자 개발자 출신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했습니다. 2021년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 4기에 선정됐습니다. 작년 6월까지 시리즈A를 진행해 추가 투자 포함 총 10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최근 웹기반 3D 디자인 서비스 ‘리볼브’를 개발해 공개했습니다. 웹에서 운영할 수 있는 고품질의 3D 모델링 엔진을 운영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뛰어들었습니다.Q. 웹기반 3D 엔진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쉽게 말해 웹에서 고품질의 3D 디자인 에셋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컴퓨터에 비싸고 용량 큰 3D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효율성 편의성이 높은 게 장점입니다. 실시간으로 모델링과 렌더링 등 공동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페이지를 통해 3D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시간 피드백과 수정 작업을 통해 보다 빨리 작업을 완료해 제품을 공개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사진=엔닷라이트
Q. 리볼브는 어떤 시장을 겨냥하고 있나요?
A. 럭셔리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럭셔리 마케팅은 최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신제품에 대한 지속적이며 동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처질 수 있죠. 또한 고가의 제품일수록 소비자가 웹을 통해 제품의 가장 작은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3D 쇼케이스는 낮은 해상도와 디테일의 부족 등으로 사용자 경험을 훼손한다는 점을 눈여겨봤습니다. 리볼브는 이런 부분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겠군요.
A. 맞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고급 제품 구매에 필수적인 상세한 이미지와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 제품과 디지털 정보 간의 격차로 인해 소비자들이 주요 의사 결정단계에서 주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리볼브를 통해 3D 모델링을 한다면 실제 제품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Q. 엔닷라이트에선 엔닷캐드 서비스 있는데요. 리볼브는 어떻게 다른가요?
A. 리볼브는 고급 제품의 화려함과 품질을 강조하는 고급 3D 디자인 솔루션입니다. 정교한 렌더링,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 대화형 뷰어를 제공해 보다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희 회사에선 엔닷캐드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엔닷캐드가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리볼브는 웹 기반의 3D 렌더러 및 뷰어라고 보면 됩니다. 리볼브는 다양한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에서 디자인된 3D 파일을 불러와서 웹에서 볼 수 있는 뷰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중에 있는 대부분의 3D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호환성이 있는 점도 장점입니다.Q. 리볼브 서비스의 론칭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A. 리볼브 서비스는 아직 론칭 전입니다. 다음 달에 CBT(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때 선별된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며, 올해 연말쯤 오픈베타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LVMH그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A. CES 등에 참가해 먼저 기술을 공개했는데요. LVHM그룹 측에서 리볼브에 관심을 보이고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회사 관계자가 리볼브를 보면서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품질과 속도에 놀라면서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솔루션 공급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인데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다른 기업과도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한국에 본사가 있는데, 미국 시장에도 진출해 보다 많은 기업과 소통할 계획입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