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택지 될 수도"…美 '중국 때리기'에 눈 돌리는 테슬라
입력
수정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자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100%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된 가운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생산 기지로 태국을 주목하고 있다. 주요 제조업체들이 연이어 태국에 진출하고 태국 정부 역시 공격적인 생산시설 유치전을 펼치고 있어 태국이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인도와 태국 등 중국 이외의 아시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12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지역은 유럽과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각화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 인도와 마찬가지로 제조를 위한 뚜렷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대중을 겨냥한 저가 라인은 취약하기 때문에 판매량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2025년까지 2만5000달러짜리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저렴한 모델을 포함한 신차 출시를 약속했지만, 중국의 비야디(BYD)나 샤오미 등 경쟁사의 공세에는 역부족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300만대 이상(배터리 기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합계)의 전기차를 생산해 2년 연속 테슬라의 생산량을 넘어섰다.베이징 소재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츠의 설립자 투 레는 “모델 3나 Y는 여전히 너무 비싸서 아세안 시장에서 이 모델이 주력 판매 제품이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CNBC에 전했다. 골드스타인 전략가 역시 “더 저렴한 보급형 모델이 없다면 테슬라와 같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는 생산량을 늘리고 훨씬 더 넓은 가격대의 모델을 출시하는 중국 라이벌에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자동차 산업에서는 제품을 판매할 시장에서 생산을 병행하는 것이 운임과 관세 비용을 절감하고 환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태국이 자동차 생산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CNBC는 분석했다. 골드스타인 전략가는 “태국이 전기차나 그 부품을 저렴하게 생산하고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된다면, 테슬라를 포함해 많은 대형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태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대안 마련 시급한 테슬라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미국과 유럽 시장 수요 둔화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중국 자동차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다. 테슬라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하자 수요 촉진을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고 직원 해고, 고속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 지출 축소 선언 등 악화한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며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30% 이상 빠졌다.여기에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란 보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오면서 테슬라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중국에서 제조 및 판매를 모두 해결해왔던 구조를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 심화, 공급망 중단, 원자재 비용 상승 등의 압박이 테슬라에 가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인도와 태국 등 중국 이외의 아시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12일(현지시간) “동남아시아 지역은 유럽과 미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각화할 수 있는 상당한 규모의 고객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 인도와 마찬가지로 제조를 위한 뚜렷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의존도 낮추려 태국으로
CNBC는 그중에서도 태국이 테슬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줄 수 있다고 봤다. 그간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생산 시설을 유치해 온 이력이 있어 숙련된 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로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어윈 선임 애널리스트는 “태국은 중국과 동일한 자동차 부품 비용으로 저비용 생산이 가능한 곳”이라며 “태국은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지원했던 공급망 체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중국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태국 정부의 협조적인 태도도 태국의 매력을 높인다. 태국 정부는 전기차 도입을 촉진하고 외국 제조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자체 보조금과 세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세스 골드스타인 모닝스타 주식 전략가는 “태국에서 미국이나 유럽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것이 중국에서 수출하는 것보다 정치적 영향이 적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받을 수는 없겠지만 미국에서 중국산 차량에 부과될 높은 관세를 마주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소비시장은 한계
전문가들은 약 6억5000만명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의 소비 시장도 주목했다. 다만 충분한 전기차 소비 시장을 확보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테슬라가 대중을 겨냥한 저가 라인은 취약하기 때문에 판매량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2025년까지 2만5000달러짜리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저렴한 모델을 포함한 신차 출시를 약속했지만, 중국의 비야디(BYD)나 샤오미 등 경쟁사의 공세에는 역부족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300만대 이상(배터리 기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합계)의 전기차를 생산해 2년 연속 테슬라의 생산량을 넘어섰다.베이징 소재 컨설팅 회사 시노 오토 인사이츠의 설립자 투 레는 “모델 3나 Y는 여전히 너무 비싸서 아세안 시장에서 이 모델이 주력 판매 제품이 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CNBC에 전했다. 골드스타인 전략가 역시 “더 저렴한 보급형 모델이 없다면 테슬라와 같은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는 생산량을 늘리고 훨씬 더 넓은 가격대의 모델을 출시하는 중국 라이벌에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자동차 산업에서는 제품을 판매할 시장에서 생산을 병행하는 것이 운임과 관세 비용을 절감하고 환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어 유리하다. 하지만 현재 태국이 자동차 생산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CNBC는 분석했다. 골드스타인 전략가는 “태국이 전기차나 그 부품을 저렴하게 생산하고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된다면, 테슬라를 포함해 많은 대형 전기차 생산업체들이 태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