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생각하는 열렬한 마음…독립운동가의 글·초상화 한자리에

덕수궁 돈덕전서 '국봉…' 전시…라이엇게임즈 후원 유물 포함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겠다. "
일제강점기 비밀결사인 조선민족대동단 총재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고문으로 활약한 동농(東農) 김가진(1846∼1922)은 '종오소호'(從吾所好) 네 글자를 꾹꾹 눌러썼다.

논어에서 따온 이 문구는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로서 살아간 그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온 마음을 다해 나라를 받들었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글과 그림이 한자리에 모인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함께 덕수궁 돈덕전에서 '국봉(國奉)-나라를 받들어 열렬한 마음이 차오르다' 특별전을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독립운동가들이 생전에 남긴 글인 유묵(遺墨), 초상화, 태극기 등 21점을 공개한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도 포함됐다.
전시에서는 의친왕 이강(1877∼1955)이 쓴 글을 주목할 만하다.

고종(재위 1863∼1907)의 다섯째 아들인 그는 항일 투쟁에 관심을 가졌으며, 1919년 항일 독립투사들과 접촉해 상하이(上海) 임시정부로의 탈출을 모의하다 발각돼 강제 송환됐다.

의친왕이 현판에 남긴 '가운수성'(可雲修省)은 마음을 가다듬고 성찰한다는 뜻이다.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초상화도 전시된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일왕 생일인 천장절(天長節)을 맞아 일본군의 상하이 점령 전승 경축식이 열린 훙커우(虹口) 공원에서 일제 수뇌부에게 폭탄을 투척한 뒤 붙잡혀 순국했다.

천도교 지도자이자 3·1운동 때 독립선언서에 이름을 올린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손병희(1861∼1922) 초상화, 광복 노래 필사본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품 가운데 12점은 라이엇게임즈가 후원하거나 매입해 기증한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유산(문화재) 분야에서 민간이 협력한 좋은 선례"라면서 "독립운동의 가치와 나라 사랑 정신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3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