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기업 빚…18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기업대출이 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은행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대출은 11조9000억원 증가했다. 3월 10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커졌다. 작년 동월(7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58.7% 증가했다.이같은 증가 폭은 지난 2022년 10월 13조7000억원이 증가한 이후 가장 큰 것이다. 4월 기준으로는 2020년(27조9000억원)과 2022년(12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이 6조5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4월 배당금 지급 수요, 지난달 일시상환금 재취급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요인이 기본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시설자금 수요도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은행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대출 취급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업의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중소기업 대출은 5조4000억원으로 전월(6조2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다만 은행들의 영업 강화, 부가가치세 납부 등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가계대출은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조7000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해 11월(5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3월 5000억원에서 4월 4조5000억원으로 급증했고, 6개월간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신용대출도 6000억원 증가로 전환됐다. 다만 한은은 이같은 증가 흐름에는 계절적 요인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담대는 주택도시기금에서 자체적으로 집행하던 정책 자금대출을 지난달부터 은행 재원으로 공급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기금 자체집행액을 함께 고려하면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타대출은 1분기 상여금 지급 때문에 축소됐다가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