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 버지니아 울프, 천 개의 파랑까지… 국내 창작 뮤지컬 만발

국내 창작 뮤지컬 연달아 초연 무대 올라
독특한 설정·배경 돋보여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인공인 '천 개의 파랑'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 '벤자민 버튼'

20세기 여성 작가를 판타지 주인공으로 만든 '버지니아 울프'
상상력을 자극하는 국내 창작 뮤지컬들이 연달아 초연 무대 오른다. 휴머노이드 로봇 주인공이 등장하는가 하면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지는 남자의 일대기를 그리기도 한다. 20세기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의 소설 속 세상에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까지 색다른 세상을 무대 위로 가져온 작품들이 주목된다.

◇인간보다 더 사람 냄새나는 로봇…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2019년 발표한 SF소설 '천 개의 파랑'은 15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그해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은 화제작이다.

이 공연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로봇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봇이 인간의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그려 인간성과 휴머니즘의 회복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여기, 피화당'을 쓴 김한솔 극작가가 각색을 맡고, 김태형 연출가, 박천휘 작곡가 등 창작진이 소설을 무대로 가져왔다. 주인공인 휴머노이드 로봇 '콜리'를 퍼펫으로 연출해 주목받는다. 공연은 5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공연 리뷰] 천 개의 단어, 실수로 알아버린 '로봇 기수'가 묻는다 "왜 달려야 하죠?"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로 죽는 남자의 일대기…뮤지컬 '벤자민 버튼'
'벤자민 버튼'은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20세기 미국 소설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들'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이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2008년 개봉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도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벤자민 버튼'은 노인으로 태어나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남자 ‘벤자민 버튼’의 일대기를 그린다. 오랫동안 연극 연출가로 활동한 조광화 작가가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이나오 뮤지컬 작곡가가 20세기 미국 재즈 시대를 재즈풍 넘버로 녹여냈다.

이 작품은 지난 2021년 CJ문화재단의 창작뮤지컬 공모 사업인 '스테이지 업'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같은해 11월 대학로에서 쇼케이스 공연을 거친 후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와 손잡고 초연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6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인터뷰] 뮤지컬 '벤자민 버튼' 조광화 작가…"삶이 각박할수록 울림 있는 작품"◇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간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
뮤지컬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영국 태생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를 모티브로 하는 2인극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라이선스 공연을 제작하는 할리퀸크리에이션즈가 첫선을 보이는 창작뮤지컬이다.

버지니아 울프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작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수작을 남긴 그는 모더니즘 작가이자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로 평가된다.자신이 쓴 소설 속 세상에 빨려 들어간 애들린이 허구의 인물 '조슈아 워렌 스미스’를 만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소설을 완성한다는 판타지적 설정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공연은 7월 14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에서 열린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