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이자 단재 신채호의 부인 박자혜도 간호사였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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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호인물열전묵묵히 병원을 지키는 간호사의 처우와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간호사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이꽃메 지음
책과함께
456쪽 / 2만8000원
이꽃메 상지대 간호학과 교수가 쓴 <한국간호인물열전>은 10인의 간호사를 통해 한국 간호가 발전해온 과정을 담았다. 20세기 초부터 21세기 초까지 활동한 이들의 이야기와 한국 간호의 변화, 더 나아가 사회적 변화를 다뤘다.김마르다는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코와 손가락이 잘려 서양식 병원인 보구여관에 환자로 입원했다. 이후 이곳에서 간호 교육을 받으며 일하게 됐다.
이그레이스 역시 병에 걸려 보구여관에 들어왔다. 노비의 신분이었던 그는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보구여관에서 교육 받으며 머물렀다. 두 사람은 1908년 11월 보구여관 간호원양성소를 졸업했다. 이들은 한국 최초의 간호사로 불린다. 이 밖에 단재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박자혜, 가장 유명한 산파인 정종명, 조선가호부협회 초대 회장 한신광, 최초의 간호 유학생 이금전, 제1기 육군 간호장교 조귀례, 수술 및 마취 간호의 전문성을 확산시킨 박명자, 최고 간호관리자 박정호, 보건간호사 이순남 등 10명의 인물을 통해 한국 간호가 밟아온 시간을 돌아봤다. 저자는 간호인들이 간호 교육을 받고 간호사로 살아간 경험뿐만 아니라 삶 전반을 포괄적으로 그렸다. 이를 통해 ‘간호부’ ‘산파’ ‘간호원’ ‘조산원’ ‘간호사’ 등 시대와 법에 따라 바뀐 명칭을 통해 당시 의료기관과 간호교육기관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의료와 간호에 관한 법과 제도의 변화 등이 잘 드러나 있으며 이들의 삶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정부 출범, 6·25전쟁, 종전 등 한국 사회의 큰 사건과 변화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저자는 “치열하게 살아온 우리 간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이들의 선택이 그 개인의 삶과 간호, 나아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을 전하는 동시에 이들의 삶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 시대와 사회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금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