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단독 대표 체제로…송영숙 회장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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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임시 이사회서 송영숙 회장 해임안 가결
임원진 개편 및 상속세 부담 등 이견이 균열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5/01.36709146.1.jpg)
한미사이언스는 14일 오전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송영숙 회장을 대표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이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고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4월 차남 임종훈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해 약 한 달간 송영숙·임종훈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왔다. 두 형제 모두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날 중 공시를 통해 이사회 의결 사항을 밝힐 계획이다.다만 송 회장의 사내이사직은 유지된다. 송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직 임기 만료 시점은 2026년 3월 29일이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장·차남 측이 이사회 장악에 성공하며 경영권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되는 듯 했지만 다시 균열이 생긴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임원진 개편과 상속세 부담 등 안건에 대해 두 대표 간 이견이 해임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5일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 부회장이 한미약품으로 이동하는 건 등을 포함한 인사발령을 냈지만 열흘 만에 해당 공지를 무효화했다. 공동대표 간 갈등의 조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 개최에는 장·차남 사이 갈등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훈 대표가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지만 장남 임종윤 이사는 경영권 분쟁이 드러나면 향후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이유로 해임에 반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이 가시화되면 사모펀드 투자 유치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사모펀드는 경영권 분쟁 중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는 동생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고(故)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타계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에게는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다. 2년 이상 납부를 마쳤고 현재 약 2644억원이 남아있다. 이에 장·차남 측은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매각 및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글로벌 펀드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