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심사만 6개월 걸린 엑셀세라퓨틱스…“바이오 상장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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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엑셀세라퓨틱스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14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거래소가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지 6개월만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파두 사태’ 이후 통상 2~3개월 걸리던 예비심사 기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기 위해 이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엑셀세라퓨틱스의 경우 기존 규정(45 영업일)의 3배 가까운 심사기간이 지난 끝에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 통보를 받았다.거래소의 거북이 심사에 발이 묶인 기업은 엑셀세라퓨틱스 뿐만이 아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AA'를 받은 퓨처메디신,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피앤에스미캐닉스 등도 지난해 10~11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승인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다.
신규 상장의 경우 예비심사→증권신고서 제출→IR 및 수요예측→청약 및 납입 순으로 이뤄진다. 상장의 첫 단추인 예비심사는 규정상 45 영업일 안에 마쳐야 한다. 다만 서류 보완 등이 필요한 경우 심사를 연장할 수 있다.
투자·바이오업계에선 한국거래소가 제2의 파두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기업인 파두는 지난해 8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상장 전 예상실적과 실제 실적간의 괴리가 커 ‘뻥튀기 상장’ 논란을 빚었다.기술특례상장이란 재무 등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더라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장할 수 있도록 열어둔 제도다.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많은 바이오 기업들도 해당 제도를 통해 상장해 왔는데, 여기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많아졌는데, 첫 단계(예비심사)에서부터 막히면서 심사가 적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만 거래소도 서류나 평가항목 등을 더 꼼꼼하게 봐야하는 입장인 만큼, 단기간에 심사기간이 단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2년여 전부터 얼어붙은 투자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로 좀처럼 풀리지 않는데다, 상장 절차도 하세월이라 자금조달 창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상장이 늦어지는 만큼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는다고 한다.한 바이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장을 빨리 하기 위해 직원들과 매일같이 야근하며 상장예비심사를 준비, 신청했지만 반년 가까이 거래소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라고 해서 모든 기술을 심사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전재전능한 위치는 아니다”라며 “미국처럼 상장까지의 문은 융통성 있게 열어두되 이후 문제가 생기면 거래소가 아닌 해당 기업에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엑셀세라퓨틱스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기 위해 이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엑셀세라퓨틱스의 경우 기존 규정(45 영업일)의 3배 가까운 심사기간이 지난 끝에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 통보를 받았다.거래소의 거북이 심사에 발이 묶인 기업은 엑셀세라퓨틱스 뿐만이 아니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AA'를 받은 퓨처메디신, 넥스트바이오메디컬, 피앤에스미캐닉스 등도 지난해 10~11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승인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다.
신규 상장의 경우 예비심사→증권신고서 제출→IR 및 수요예측→청약 및 납입 순으로 이뤄진다. 상장의 첫 단추인 예비심사는 규정상 45 영업일 안에 마쳐야 한다. 다만 서류 보완 등이 필요한 경우 심사를 연장할 수 있다.
투자·바이오업계에선 한국거래소가 제2의 파두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심사를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기업인 파두는 지난해 8월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상장 전 예상실적과 실제 실적간의 괴리가 커 ‘뻥튀기 상장’ 논란을 빚었다.기술특례상장이란 재무 등 수익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업이더라도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장할 수 있도록 열어둔 제도다.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많은 바이오 기업들도 해당 제도를 통해 상장해 왔는데, 여기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보다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은 많아졌는데, 첫 단계(예비심사)에서부터 막히면서 심사가 적체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만 거래소도 서류나 평가항목 등을 더 꼼꼼하게 봐야하는 입장인 만큼, 단기간에 심사기간이 단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장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바이오 기업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2년여 전부터 얼어붙은 투자 시장이 고금리 장기화로 좀처럼 풀리지 않는데다, 상장 절차도 하세월이라 자금조달 창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상장이 늦어지는 만큼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는다고 한다.한 바이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장을 빨리 하기 위해 직원들과 매일같이 야근하며 상장예비심사를 준비, 신청했지만 반년 가까이 거래소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라고 해서 모든 기술을 심사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전재전능한 위치는 아니다”라며 “미국처럼 상장까지의 문은 융통성 있게 열어두되 이후 문제가 생기면 거래소가 아닌 해당 기업에 무거운 처벌을 내리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