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의 횃불' 야노스 슈타커…탄생 100주년 전세계 제자들 서울 온다

헝가리 출생 미국서 활동한 야노스 슈타커
역사적인 교육자 겸 연주자, 2013년 타계
7월 탄생 100주년 맞아 서울과 도쿄서 공연

첼리스트 양성원 한예종 교수가 2년 전 기획
츠요시 츠츠미 산토리홀 대표와 합심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는 유언 기리려
직속 제자부터 3세대 첼리스트까지 무대에
야노스 슈타커 탄생 100주년 기념 첼로 페스티벌의 공동예술감독을 맡은 츠요시 츠츠미(왼쪽)와 양성원 교수. 롯데문화재단 제공
"스승님께서는 연주와 교육을 자동차의 바퀴에 비유하셨어요. 하나라도 없으면 자동차가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이죠. "(첼리스트 츠요시 츠츠미)

2013년 88세의 나이로 타계한 야노스 슈타커(1924~2013). 헝가리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한 첼리스트였던 슈타커는 첼로사의 한 획을 그은 대가였던 동시에 저명한 교육자였다. 보기 드물게 연주와 교육 모두에 전념했던 예술가였던 것. 오는 7월 그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그의 제자들과 후배 첼리스트들이 서울과 도쿄에서 뭉친다. 페스티벌의 공동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57)와 산토리홀 대표 츠요시 츠츠미(81)는 모두 슈타커의 직속 제자들이다. 두 사람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동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슈타커의 제자들은 전세계 어디에 가도 있다"며 "스승님께 감사를 표하는 방식은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듯, 다음 세대에게 그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축제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츠츠미는 20여 년째 도쿄 산토리홀 대표를 역임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 교수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슈타커는 14세에 첫 제자를 받기 시작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75년간 교육에 헌신해왔다. 특히 그는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지도법으로 유명하다. 양 교수는 "축제를 와서 보면 첼리스트들의 연주가 다 다를 것"이라며 "슈타커는 각자 다르게,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도했다"고 말했다.
2000년도 야노스 슈타커와 양성원. 롯데문화재단
"제가 인디애나 주립대에서 수학할 때 그에게 배웠습니다. 스승님께서는 당장에 결과를 줄수있는 티칭보다는 학생의 중장기적인 삶까지 아우르는 가르침을 주셨어요. 선생님이 남기진 마지막 말씀을 계속 되새깁니다. '횃불을 계속 들고 가라'(Keep carring the torch)는 말씀을 남기셨는데요, 후대를 위한 예술가의 책임감을 강조하신 것이죠. " (양성원 교수)"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야사 하이페츠,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어요. 바이올린의 테크닉 수용해서 첼로에 적용했고 칼라스 처럼 노래하듯이 연주하는 방식을 강조했죠."(츠츠미 교수)

슈타커는 비브라토를 비롯해 많은 테크닉들을 바이올린 주법에서 착안해낸 인물. 그의 테크닉 교칙본과 그가 편집한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지침서다. 왼손의 독립성과 강화를 꾀하는 '첼로메소드'의 저자로도 이름이 높다.

페스티벌은 2년 여전부터 양성원 교수의 제안에 따라 처음 기획되기 시작했다. 슈타커의 직속 제자들을 비롯해 3세대 제자들까지 아우르며 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츠츠미와 양 교수를 비롯해 마크 코소워(클리블랜드, 밤베르크 심포니 수석), 올레 아카호시(예일대 교수), 마르크 코페이(파리국립음악원 교수), 마르티나 슈칸(취리히 음대 교수) 등이 무대에 오른다. 7월 3일부터 5일까지는 한국 롯데콘서트홀에서, 7월 5일부터 7일까지는 일본 산토리홀 블루로즈홀에서 축제가 이어진다. 7월 3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로 첫 무대를 열며
롯데콘서트홀 마지막 무대인 7월 5일은 ‘협주곡의 밤’으로, 하이든과 슈만,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등 대표적인 첼로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최근 말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승원과 서울시향이 함께하고 게리 호프만, 양성원, 산티아고 카뇬-발렌시아가 각각 첼로 협주곡을 선보인다. 슈타커의 생일인 7월 5일에는 한국에서는 축제 피날레로 갈라콘서트를, 일본에서는 페스티벌을 시작하는 오프닝 무대가 열릴 예정이다. 최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