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성 잃은 코스피…의외의 주인공 OOO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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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주' 투심 확대최근 코스피지수가 오르락 내리락하며 게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예상 외의 호실적을 보인 종목들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견조한 실적을 나타내는 중소형 기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HMM·코스맥스·넷마블 주가 '급등'
증권가, 1분기 실적기대주 '전선주' 꼽아
"주가 단기 급등은 부담…선별투자해야"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 대형주가 0.5% 떨어지는 사이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1.1%와 1.2%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지수도 0.2% 내렸다. 특히 이 기간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3.6%)와 배터리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1.5%)이 조정을 겪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에 관망심리가 유입되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실적주로 수급이 이동하면서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 예상 외의 호실적은 해운, 화장품, 게임주에서 나오고 있다.
전날 HMM은 해운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조3299억원으로 1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4851억원으로 63% 급증했다.당초 HMM은 중동 사태 영향에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되레 해운사들이 항로를 중동이 아닌 아프리카로 변경하면서 운항 거리가 길어져 운임이 올랐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이 같은 영향에 HMM 주가는 최근 일주일 21.2% 뛰었다.화장품 업종에선 코스맥스가 '깜짝실적'을 냈다.
지난 1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맥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526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0.6% 늘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1% 급증한 45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그동안 정체를 보였던 국내 법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6%, 영업이익은 130.7%나 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코스맥스는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7% 급등했다.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맥스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해외 사업장인 중국 실적 증가, 미국 법인의 월 손익분기점(BEP) 달성 등도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형 신작이 없던 크래프톤은 기존 시장 전망을 깨고 역대급 실적을 내놨다.
올 1분기 크래프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59억원, 31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9.7% 증가했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의 꾸준한 흥행과 관련 지식재산(IP)를 활용한 다양한 라이브 서비스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당초 적자가 예상됐던 넷마블은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특별한 신작이 없었지만 영업비용 축소 등 비용 효율화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넷마블은 실적 발표 후 이틀간 주가가 13% 뛰었다.증권가에선 남은 실적주의 주인공으로 전선주(株)를 꼽는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신규 데이터센터가 필요해지고, 노후화된 인프라 교체 사이클이 도래했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전력 설비 수요도 급증해 올해 전력산업은 초호황기를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원전선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9%나 늘었다. 매출액도 1285억원으로 4.5% 증가했다. 제룡전기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258억원으로 201.8%나 증가했다.다만 실적 개선 기대감에 일부 전선주 종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한 상태여서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조언이다. 지난 1월부터 주가 급등에 단기 과열 종목과 투자경고 종목으로 반복 지정됐던 대원전선은 전날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대원전선은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327%에 달한다. 앞서 대원전선우도 지난달 단기 주가급등을 이유로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