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엔터사 첫 대기업집단 지정…쿠팡·두나무 '법인 동일인' 지정

대기업집단 24개 늘어 88개
에코프로, 15위 오른 47위
하이브, 파라다이스 등이 자산 5조 원을 넘겨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합류했다. 에코프로와 쿠팡은 재계 순위를 10계단 이상 뛰어 올랐다. 올해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법상 판단기준으로 쿠팡과 두나무의 동일인이 자연인(개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이런 내용의 '2024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작년 말 기준)인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은 88개로 작년보다 6개 증가했다. 이들 집단에 소속된 회사는 작년보다 242개 늘어 3318개였다.

자산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 농협 순이었다. 지난해 9위였던 HD현대는 신규 선박 수주에 따른 계약 자산 증가의 영향으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올해부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상출집단) 지정기준이 기존 10조원 이상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변경됐다. 이번 지정에 적용되는 기준선은 10조4000억원이다.새로운 기준에 따른 상출집단 수는 48개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상출집단은 공시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사익편취 금지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쿠팡 본사 전경. 사진=뉴스1
이번 지정에서는 2차 전지와 온라인 유통 등 신산업 성장에 따른 재계 서열 변동이 두드려졌다. 지난해 처음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던 에코프로는 올해 순위가 15위 상승(62위→47위)하며 상출집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지난해 45위였던 쿠팡은 거래 규모 및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순위가 18계단 올라 27위가 됐다.

회계 기준상 보험부채 평가 방법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 주력 집단의 순위도 크게 상승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올해 공시집단에 재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 DB 등도 순위가 10위 이상 올랐다.방탄소년단(BTS), 뉴진스 등 K팝 그룹이 소속된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업 주력 집단 최초로 공시집단에 지정됐다. K팝의 세계화에 따른 앨범·공연·콘텐츠 수익 증가로 자산이 4조8100억원에서 5조2500억원으로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호텔, 관광 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외국인 방한 수요가 증가한 이유다. 카지노·관광업 주력 집단인 파라다이스, 호텔·관광업 주력 집단인 소노인터내셔널 등이 새롭게 공시집단에 지정됐다.
방탄소년단
노스페이스와 룰루레몬 등 유명 의류 브랜드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영원도 공시집단에 신규 지정됐다.또한 올해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관련 지침이 개정되면서 새로운 동일인(총수) 지정기준이 적용됐다. 기업집단 쿠팡, 두나무의 동일인은 자연인이 아닌, 법인(쿠팡㈜, 두나무㈜)으로 지정됐다.

개정된 지정기준은 기본적으로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보되, 예외요건을 충족하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동일인은 공정위에 각종 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진다. 만약 해당 의무를 위반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검찰 고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게 되면, 총수 개인은 제재 대상에서 빠지고 법인이 그 대상이 돼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 밖에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삼성, 포스코, 한진, HD현대, 두산, 셀트리온 등 6개 집단의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및 자회사가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