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美 인플레 둔화 지켜봐야”…나스닥 역대 최고 마감

사진=AP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올해 인플레이션 둔화를 조심스럽게 전망하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현재까지의 데이터에 따르면 금리 인상을 취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23년 만에 최고 수준인 연 5.25%~5.5%다. Fed는 기준 금리를 지난해 9월부터 6회 연속 동결한 바 있다.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만큼 낮은 수준으로 매달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낙관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가 순조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지만, 인플레이션 수치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피벗(통화 정책 전환)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올해 첫 3개월간 (예상을 웃돈) 지표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에 대한 확신이 이전처럼 높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 대해서는 '혼합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전월보다 0.5% 상승해 월가 예상치(0.3%)를 웃돈 4월 PPI를 두고 "해당 수치를 '뜨겁다'기보다는 '혼합된 상황'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4월 PPI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월 PPI상승률이 0.2%에서 0.1%로 조정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으로 시장은 Fed가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6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6.7%로 집계됐다. 한달 전 78.7%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이날 파월 의장은 "인내심을 갖고 제한적인 (금리)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한다"면서도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지금과 같은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은 정말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스닥 사상 최고 /자료=구글파이낸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전망한데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일축한 영향으로 주식 투자 심리는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75% 뛴 16,511.18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와 S&P500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0.32%,0.48% 오르며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모두 약 0.01%포인트 가량 소폭 하락해 연 4.5%를 밑돌았다.

시장은 15일에 발표되는 4월 CPI가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4월 CPI와 근원CPI 전망치는 전월대비 0.4% 상승, 0.3% 상승으로 집계된다. 앞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개월 연속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