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일 "86억㎞ 운행 데이터 자신감…車보험 패러다임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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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해보험 대표 인터뷰캐롯손해보험은 국내 손해보험 시장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갖고 있다. 주행거리 1㎞ 단위로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보험료를 1년 치가 아니라 매달 내는 월납 제도 역시 캐롯손보가 최초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급정지, 급출발 등을 감지해 안전운전 수준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20% 할인해주는 서비스도 내놨다.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사진)는 1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지난 4년여간 쌓은 89억㎞ 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차보험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한화생명 전략투자본부장을 거쳐 2022년 캐롯손보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다. 캐롯손보가 최근 선보인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은 캐롯만의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다. 기존 안전운전 할인 특약은 과거 쌓인 안전운전 점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그러다 보니 새로 운전을 시작하는 운전자는 안전운전 점수가 없어 할인받을 수 없다. 문 대표는 “기존 차보험은 대학 입학 점수로 장학금을 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캐롯은 입학 후에 어떻게 공부(운전)하느냐에 따라 장학금(할인율)을 제공하는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캐롯손보의 이런 혁신이 가능한 것은 사물인터넷(IoT) 장치인 캐롯플러그 덕이다. 자동차보험에 IoT 장치 기술을 접목한 국내 손보사는 캐롯손보가 유일하다. 보험 가입 후 제공되는 캐롯플러그를 설치하면 자동차의 움직임을 분석해 운전 습관을 데이터로 기록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운전 분석과 리워드를 제공한다. 문 대표는 “고객 만족도가 높아 재가입률이 91.5%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문 보험사인 만큼 디지털 기술 인력이 전체의 60%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미국 애플 본사에서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개발을 맡았던 이진호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캐롯손보는 IoT 기술 기반 자동차보험의 노하우를 펫보험에도 적용할 계획이다.한화손해보험의 자회사로 올해 설립 5주년을 맞은 캐롯손보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20년 2월 이후 지난해까지 총 보험계약 건수가 200만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해 순손실 76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표는 “한화손보와 캐롯손보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캐롯 설립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지난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줄어드는 등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서형교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