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석래 '우애' 당부에도…차남 "형제들 행위 앞뒤 맞지 않아"

"유언장 납득 어려운 부분 있어 상당한 확인·검토 필요"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장을 남긴 가운데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제들 행위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고 주장하고 나서 당분간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분위기다.
조 전 부사장은 16일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입장을 내고 "최근 유언장을 입수해 필요한 법률적 검토 및 확인 중에 있다"며 "유언장의 입수, 형식, 내용 등 여러 측면에서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상당한 확인 및 검토가 필요한 바 현재로서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선친께서 형제간 우애를 강조했음에도 아직까지 고발을 취하하지 않은 채 형사재판에서 부당한 주장을 하고 있고, 지난 장례에서 상주로 아버님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내쫓은 형제들의 행위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형제의 난'으로 가족과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3월 30일 조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5분간 조문만 하고 떠났으며, 유족 명단에도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고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10년간 고소·고발이 이어지며 갈등이 빚어지자 조 명예회장은 별세 전 가족간 화합과 형제간 우애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의 입회하에 유언장을 작성, "부모·형제 인연은 천륜"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유언장에는 조 전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계열사 지분은 ㈜효성 10.14%, 효성중공업 10.55%, 효성첨단소재 10.32%, 효성티앤씨 9.09% 등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