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손절' 나선 방송가…팬들은 "살다보면 그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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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중, '뺑소니' 의혹 일파만파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방송가에선 '김호중 지우기'에 나섰다. 하지만 김호중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논란 속에서도 공연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는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 225회 우승자인 김호중의 제품을 출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GS25는 그간 '편스토랑' 우승 제품을 편의점과 리테일 등을 통해 판매해 왔다. 김호중은 오는 17일 방송되는 225회에서 우승해 GS25를 통해 우승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뺑소니, 매니저 대리출석 의혹 등을 받고 입방아에 오른 상황. GS25 측은 일련의 사태를 접한 후 해당 상품의 발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 김호중 촬영분 편집
GS25, 김호중 상품 미출시 결정
팬덤, 김호중 응원하며 모델 제품 구매 인증
김호중, 예정된 공연도 진행
팬카페 "스케쥴 얼마나 힘들었으면" 동정
'편스토랑' 측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호중 출연 부분을 최대한 편집해 방송에 내보내기로 했다.
이처럼 방송가에선 김호중과 선 긋기에 나선 상황이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은 "김호중에 대한 기촬영분은 없다"며 추후 촬영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MBN '가보자GO' 시즌 2도 김호중 출연은 불투명한 상태다.김호중이 출연을 앞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김호중 & 프리마돈나' 측은 김호중을 대체할 출연자를 섭외하겠다고 밝혔다.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하는 이번 공연에서 김호중은 메인 게스트로 참여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와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호중의 뺑소니 소식이 알려진 지난 14일 KBS는 "주관사인 두미르에 양측의 계약에 따라 KBS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성실한 의무 이행을 촉구하고, 당초 출연 예정 협연자인 김호중을 대체한 출연자를 섭외하여 공연을 진행해야 하며, 기존 공연대로 진행 시엔 KBS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을 금지한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고 했다.
KBS는 전달 사항과 관련해 "오는 20일 오전 9시까지 두미르의 공식 답변이 없는 경우 양측의 계약에 따라 주최 명칭 사용 금지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덧붙였다.김호중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정해진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김호중이 모델로 나선 일부 브랜드에선 탄탄한 '팬덤'의 위력 때문인지 여전히 그를 광고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김호중은 현재 미용기기 브랜드 셀리턴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셀리턴 홈페이지 메인에는 김호중의 얼굴이 대표 이미지로 걸려있고, '김호중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헬스케어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김호중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이어폰 벨칸토는 이날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제품은 김호중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커스텀 인이어와 같은 디자인으로 김호중이 네이밍, 디자인, 착용감, 음질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고 있으나 김호중 팬카페에는 김호중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며 이어폰 구매 인증을 하기도 했다. 그를 두둔하며 공연 출연에 문제가 없다며 "우리는 호중이를 믿는다"는 입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호중 팬덤 아리스는 희망조약돌 측에 김호중 이름으로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이미지 물타기 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희망조약돌 측은 아리스로부터 받은 기부금 50만원을 모두 반환하기로 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공인과 관련된 어떠한 기부금도 수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호중 팬카페 내부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 여론과 다소 차이가 있다.
팬들은 뺑소니 사건이 보도된 이후 카페 게시판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 "엄청난 스케쥴에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 "기자들이 연예인 한명 나락에 빠뜨리려고 부풀려서 기사화하고 있다. 우리가 힘이 돼줘야 한다"고 단결을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됐다.반면 관련 기사에는 "수준낮은 거짓말로 공권력을 농락하고 있다", "뺑소니도 문제지만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게 더 큰 죄다"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내일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인기를 끈 김호중은 '트바로티'(트로트와 파바로티의 합성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을 받으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그의 매니저가 사고 3시간여 뒤인 10일 오전 2시께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고,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김호중의 음주운전 여부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김호중은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술자리 일행들에 인사하기 위해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호중은 먼저 귀가하였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하여 이동 중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 하다"며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하였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인 제가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며 "현재 사건의 관련자 모두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소속사는 사후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과했다.경찰은 김호중 차량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빠져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지난 14일 김호중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상태로 영장이 발부되면 사고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