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거짓이었다"…'40억 사기' 제니퍼 정의 가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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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를 사칭해 영주권 취득을 알선한다며 40억대 사기행각을 벌인 재미교포에 대해 법원이 중형을 선고한 가운데 이들의 거짓말이 드러난 판결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10일 사기(특경법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재미교포 A(51)씨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여동생 B씨에게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A씨는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자녀 유학이나 미국 영주권 취득 명목으로 피해자 4명으로부터 41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고, B씨는 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국내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 총판 대표로 자신을 거짓 소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자녀의 미국 유학을 노려, A씨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 이민으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용이하다고 속여 거액을 받아 가로챘다.
하지만 A씨의 모든 이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학병원 측은 A씨가 교환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없다고 밝혔고, 그가 제시한 미국 의사 면허도 가짜로 판명됐다. A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컬럼비아대학 졸업증에는 '생물학 석사'라는 전공이 기재돼 있을 뿐 의대를 졸업한 증명도 없었다.A씨는 1997년 미국에서 건너와 2009년까지 전남 순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했고, 2010년부터는 광주 영어학원 본부장으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부터~2018년 외국 의료기기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광주시에 3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했고, 해당 기업의 한국공장을 세우겠다며 광주시와 '비전 선포식'까지 열었으나, 해당 회사 본사에서 "한국 내 공장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혀졌다.
또한 의료기기 회사 한국지사 대표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의료기기 회사 측에 투자를 요청하기는 했으나 투자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었다. 또한 자녀의 미국 유학을 원하는 의사 등을 대상으로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다고 거액을 수십차례 받아 생활비나 쇼핑 등에 쓰며 탕진했다.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주한 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제교류 변호사 연락처로 비자 발급 서류 등을 보냈는데, 변호사는 가상의 인물이었고 서류를 보낸 연락처도 A씨가 개통한 휴대전화였다.
이후 사기 행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A씨와 B씨는 서로 다투거나 상의하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거짓말로 살아왔다"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투자받은 돈을 영주권 취득 등에 사용했다고 하나, 개인 빚이나 생활비로 사용한 증거가 있어 사기죄가 인정된다"며 "피해액이 거액이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토대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또한 "피해자 자녀 중 일부는 미국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거나 입학이 취소돼 머나먼 미국에서 전전하는 등 꿈과 희망이 가득해야 할 학창 시절을 허비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10일 사기(특경법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재미교포 A(51)씨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와 함께 기소된 여동생 B씨에게도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A씨는 '제니퍼 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자녀 유학이나 미국 영주권 취득 명목으로 피해자 4명으로부터 41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고, B씨는 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국내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미국 의사이자 해외 의료기기 회사 한국 총판 대표로 자신을 거짓 소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자녀의 미국 유학을 노려, A씨 회사에 투자하면 투자 이민으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용이하다고 속여 거액을 받아 가로챘다.
하지만 A씨의 모든 이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대학병원 측은 A씨가 교환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없다고 밝혔고, 그가 제시한 미국 의사 면허도 가짜로 판명됐다. A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컬럼비아대학 졸업증에는 '생물학 석사'라는 전공이 기재돼 있을 뿐 의대를 졸업한 증명도 없었다.A씨는 1997년 미국에서 건너와 2009년까지 전남 순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했고, 2010년부터는 광주 영어학원 본부장으로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부터~2018년 외국 의료기기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광주시에 3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했고, 해당 기업의 한국공장을 세우겠다며 광주시와 '비전 선포식'까지 열었으나, 해당 회사 본사에서 "한국 내 공장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혀졌다.
또한 의료기기 회사 한국지사 대표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의료기기 회사 측에 투자를 요청하기는 했으나 투자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었다. 또한 자녀의 미국 유학을 원하는 의사 등을 대상으로 미국계 의료기기 회사에 투자하면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다고 거액을 수십차례 받아 생활비나 쇼핑 등에 쓰며 탕진했다.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주한 미 대사관에 근무하는 국제교류 변호사 연락처로 비자 발급 서류 등을 보냈는데, 변호사는 가상의 인물이었고 서류를 보낸 연락처도 A씨가 개통한 휴대전화였다.
이후 사기 행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면서 A씨와 B씨는 서로 다투거나 상의하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모두 거짓말로 살아왔다"고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수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투자받은 돈을 영주권 취득 등에 사용했다고 하나, 개인 빚이나 생활비로 사용한 증거가 있어 사기죄가 인정된다"며 "피해액이 거액이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토대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또한 "피해자 자녀 중 일부는 미국 땅을 밟아 보지도 못하거나 입학이 취소돼 머나먼 미국에서 전전하는 등 꿈과 희망이 가득해야 할 학창 시절을 허비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