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장 경쟁력 끌어올리자"…구광모, 신사업 '현미경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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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이노텍 등 전략 보고회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이 주요 계열사의 인공지능(AI) 및 전장사업에 대한 타당성 점검에 나섰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이들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주요 사업별로 타당성 검토 나서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달 초부터 2주일 동안 AI 및 전장사업을 벌이는 계열사의 사업본부를 대상으로 전략보고회를 주재했다. LG전자의 가전(H&A) 및 전장(VS) 사업본부와 전자·전장부품을 만드는 LG이노텍 등이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AI와 전장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현황과 향후 발전 방향, 투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며 “전사 차원의 중장기 전략을 살펴본 예년과 달리 올해는 주요 사업별로 ‘현미경 점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LG그룹은 매년 5월 특정 계열사들을 골라 중장기 전략보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사업 타당성 여부 등을 점검한 뒤 기존에 정한 전략과 투자계획을 재조정한다. 매년 10~11월에 각 계열사의 그해 성과와 이듬해 계획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올해 논의 테이블에는 LG전자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 가정용 로봇 사업(스마트홈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들어가는 전장사업,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이 올랐다. LG이노텍과는 AI용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자율주행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센싱 부품 등을 주제로 토론했다.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전략보고회에서 AI와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더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끌어올려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과가 미진한 사업에 대해선 정확한 원인 분석과 함께 개선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LG가 이번 전략보고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께 ‘AI 기업으로의 빠른 전환’ 등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전략보고회 직후 “가전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2030년 매출을 10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2030 비전’을 발표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