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안 볼 수도 없고"…4000만명 '이 방법' 택했다

구독플레이션 부담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 4000만 돌파
1월보다 70%가량 급증
주요 OTT 가격 줄인상…구독플레이션 신조어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스틸.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가입자가 40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당시보다 70% 넘게 늘어난 수치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미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가격 인상과 계정 공유 금지 등에 나서면서 이용자들이 광고를 보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낮게 책정한 요금제로 발길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도입 국가 회원 10명 중 4명 선택"

넷플릭스는 15일(현지시간) 광고형 요금제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4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올해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 박람회에서 넷플릭스가 밝힌 광고형 요금제 MAU(2300만명)보다 약 74% 급증한 수치다.

에이미 라인하드 넷플릭스 광고 부문 사장은 광고형 요금제가 시행되는 국가의 넷플릭스 가입자 가운데 40%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광고형 요금제의 MAU가 지난해 500만명에서 4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이용자가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기존 멤버십 요금을 낮춘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이후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과 영국,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 광고를 시청하지 않는 일반 요금제의 최저 가격 구간을 없애며 사실상 요금제 인상에 나섰다.

넷플릭스, 내년까지 자체 광고 플랫폼 만든다

사진=AFP
넷플릭스는 자체 광고 플랫폼을 내년 말까지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고주에게 자체 플랫폼에서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한 광고 효과 측정 방법과 구매방법을 제공해 보다 유리한 광고 판매를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라인하드 부사장은 "자체 광고 플랫폼을 도입해 넷플릭스를 스트리밍 기술 분야 선두주자로 만든 것과 같이 우수한 기술로 광고주에게 광고 계획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구글은 광고 기술을 위한 파트너사였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관계를 끝내고, 더 트레이드 데스크, 구글 디스플레이 & 비디오 360, 매그나이트 등 다른 광고 기술 회사들과도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오징어게임, 더글로리, 킹덤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기반으로 확보한 충성고객을 담보로 한 수익성 개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의 유료가입자 수는 약 2억7000만명에 달한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 중 70% 이상이 월평균 10시간 이상 넷플릭스를 시청한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집계한 경쟁사 수치보다 15%포인트가량 높다.

구독플레이션에…광고 보고 비용 부담 던다

사진=게티이미지
업계 안팎에서는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 증가 배경으로 주요 OTT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부담 가중을 꼽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구독 서비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 만큼 광고 시청을 감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례로 한국에서 넷플릭스가 지난해 12월 월 9500원의 베이직 요금제를 없앴고, 유튜브 역시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유튜브프리미엄의 가격을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안드로이드 기준)으로 훌쩍 올렸다. 디즈니플러스도 월 9900원짜리 요금제를 1만3900원으로 인상했다.

토종 OTT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쿠팡은 지난달 쿠팡플레이 등 혜택을 묶은 유료멤버십 와우 멤버십 월정액 요금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변경했다. 티빙은 지난해 12월 월 요금제에 이어 이달 연간 구독권 가격을 인상했다. 국내 OTT 중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해 가입자 10명 중 2명가량이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티빙의 AVOD(광고형 요금제) 가입자가 전체 유료가입자의 10~2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CPM(1000명에게 광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드는 비용) 단가는 현재 2만원 수준으로 연매출 목표는 500억원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