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 강풍 속 이븐파 '공동 2위'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 1R
사진=KPGA
'탱크' 최경주(54)가 강풍 속에 치러진 경기에서 특유의 노련함으로 공동 2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1라운드가 열린 16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 동.서코스에는 초속 10m를 넘나드는 강풍이 불었다. 한때 최고 풍속 13m/s에 달하는 바람 앞에 오전에 경기를 치른 72명 중 단 한명도 언더파를 치지 못했다. 이 코스에서 2승이나 거둔 '핀크스의 남자' 김비오는 7오버파를 쳤고, 지난해 3승을 거둔 '다승왕' 고군택은 12오버파로 고전했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3개로 이븐파 71타를 쳤다. 이날 유일한 언더파를 친 김진성(1언더파)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어 1, 2오버파 정도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븐파로 끝내 만족한다"며 "이런 바람은 가끔 접한다"고 '쿨하게' 답했다.

최경주는 지난해 영국 웨일스에서 겪었던 최악의 바람을 소개했다. 시니어 브리티시 오픈 최종 라운드였다. 그는 "당시 맞바람에서 드라이버 샷을 치면 180야드가 나갔다"며 "동반 플레이어와 이 바람에서는 못 치겠으니 들어가자고 농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가 바람이 강한 도시라고 소개하면서 "바람에 공을 태우는 샷보다는 바람 방향을 계산해 드로나 페이드 샷으로 똑바로 날아가도록 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미국에서 50세 이상이 출전하는 시니어 투어로 주 무대를 옮긴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 실력 있는 선수들이 그대로 시니어 투어에 가기 때문에 우승이 쉽지 않다"면서도 "아직도 하루에 500개 이상의 공을 치면서 연습량은 줄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전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뛸 때도 시즌 상금 랭킹 10위 안에 든 적이 없었다"며 "올해는 시니어 투어에서 이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