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칼레도니 유혈소요 나흘째 계속…佛, 병력 증원·틱톡 차단

'선거제도 변경 반대' 원주민 등 시위…경찰 등 5명 숨져
태평양 내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의 유혈 소요 사태가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17일(현진시간)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에도 누벨칼레도니 전역에서 소요 사태가 이어졌다.

누벨칼레도니 원주민 등 수천 명은 프랑스로부터 독립과 선거제도 변경 반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복면을 쓰고 상점을 약탈하며 불을 지르기도 했다.

누벨칼레도니 주재 루이 르 프랑 프랑스 고등판무관은 수천 명이 시위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일로 경찰관 2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하고 보안군 60명이 다쳤으며 2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대 일부가 사냥용 소총으로 무장한 후 매복했다가 보안군을 향해 발포하기도 했다며 폭력 사태 조장 혐의를 받는 5명을 가택 연금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프랑스는 주요 공항과 항구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군을 투입했고, 보안군 1천명을 추가 파병했다.

또 누벨칼레도니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도 차단했다. 프랑스 당국은 시위대가 틱톡을 통해 사람들을 모은다고 주장했다.

이에 틱톡 측은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다"며 "현지 당국이나 프랑스 정부로부터 어떠한 요청이나 질문도 없었다"고 밝혔다.

누벨칼레도니 상공회의소(CCI) 측은 이번 사태로 상점에서 창고, 도매상에 이르기까지 식료품 유통망의 80∼90%가 전소됐다며 약 2억유로(약 3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누벨칼레도니에서는 13일 밤부터 헌법 선거 조항 개정과 관련해 유혈 소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누벨칼레도니는 1998년 누메아 협정에 따라 선거인단을 갱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가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을 주는 유권자 확대 방안을 추진하자 원주민인 카나크족은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친프랑스 정치인에게 유리한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1853년 누벨칼레도니를 점령했지만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누벨칼레도니에 상당 부분 자치권을 이양했다. 누메아 협정에 따라 2018년과 2020년, 2022년 3차례 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반대표가 많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