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청문회…각종 편법·특혜 여야 한 목소리 '질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한경DB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서 여야가 오 후보자의 각종 편법과 특혜 의혹에 대해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많은 국민이 후보자의 '아빠찬스', '남편찬스'에 대해서 큰 분노를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배우자 운전기사 채용 논란을 두고 "변호사 중에 처음 개업하다 보면 사업성이 불안해서 부인이 같이 근무하는 경우는 있다고 들었는데, 후보자는 판사로 20년 근무를 하다가 개업하지 않았나. 사건수임 걱정을 할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자질이 굉장히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 후보자 배우자와 딸에 대한 채용 특혜·탈세 의혹을 거론하며 "법꾸라지, 법기술자라는 말을 아는가"라며 "본인 문제에 대한 법적 접근이 상당히 기술적"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채 상병 특검법 등을 두고 여야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수사 중인 채 상병 사건 의혹으로 포문을 열었다.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실의 개입, 부당한 압력이 드러나고 그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는 의심이 짙어지고 있다"며 "공수처장은 필요하면 대통령도 소환하고 수사할 수 있나"라고 추궁했다.이어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수사를 완전히 무력화하기 위해 '검찰판 쑥대밭 인사'를 대통령이 한 것"이라며 "국민이 믿을 것은 공수처 아니면 특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송기헌 의원도 "대통령이 직접 관여돼 있다는 이야기가 돌아가고 있는 사건"이라며 "공수처가 정말 잘 수사했으면 좋겠는데, 안 되면 공수처가 존재 가치를 잃고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특검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공수처가) 필요하면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과감, 신속, 공정하게 할 것인지도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의지가 있다'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했다.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공수처의 정치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역공했다. 장동혁 의원은 "다른 사건에 비해서는 공수처의 수사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이 상황에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수처 수사가 미흡하고 제대로 수사할 능력,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수처는) 그 기소권이 제한돼 특검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모든 사건에 대한 기소권을 갖기 전까지는 공수처는 어떤 사건도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사건을 특검으로 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몰아간다"며 "그럼 공수처는 존속시켜야 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조정훈 의원은 "공수처는 태어난 이래로 민주당이 가장 애용하는 수사기관이다. 민주당이 가장 많이 고발한다"라며 "결과와 관계없이 고소하고 고발하고 바로 가서 기자회견 하는 것 자체가 공수처의 정치화"라고 주장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