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얼마든 상관 없어요"…휴가 나온 군인까지 '싹쓸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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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 팝업 선보여"토마토에 오이 향이라니 신선하네." 지난 17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재 파란 건물 1층 안팎에 모인 젊은 남성들이 보는 것은 '향수'였다. 대기줄에는 여성도 일부 있었지만 그보다 많은 남성들이 마음에 드는 향을 고르고 있었다. 20여팀이 줄을 서 수십 분 대기해야 입장이 가능했다.이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스페인 럭셔리 향수 브랜드 '로에베 퍼퓸' 론칭을 기념하며 선보인 팝업스토어다. 로에베의 장인 정신과 자연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반영한 콘셉트로 입장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전체 라인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각 공간은 반원형 장식으로 둘러싸여 마치 공방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앞서 14일 팝업 오픈 후 일평균 250~300명이 이곳을 찾고 있었는데 남성 비중이 30%에 달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대기 줄을 서 있던 인원 중에는 오히려 젊은 남성이 많았다. 서울 노원구에서 왔다는 20대 남성 김모 씨는 "향수에 관심이 생겨 하나 사러 왔다. 매장에 관심 있는 향수가 있으면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군 복무 휴가차 부산에서 왔다는 김동욱 씨(22)도 "원래 향수를 좋아하는데 군대에선 뿌리기 어려워 향을 느끼고 싶었다"면서 "직접 팝업스토어에 와서 경험해보니 향이 신선하고 특이해서 좋았다.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향을 뿌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향수 하면 연상되는 기본적인 향들이 아니라서 좋았다"며 "자연의 느낌을 살린 향들이 요즘 트렌드라는데 실제로 맡아보니 새로웠다"고 했다.인기 아이돌그룹 NCT 태용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한 것도 고객들 발길을 이끌었다. 매장 내외부에 걸린 태용의 사진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 중국 베이징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유학생은 "원래 향수를 좋아하는데 태용이 앰배서더로 있는 브랜드라 더 궁금했다"며 웃어 보였다.
팝업은 다음달 16일까지 운영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고객 취향이나 이미지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는 향수 카운슬링(상담)을 받고 전문가와 함께 간단한 설문을 통해 자신과 어울리는 향을 찾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매장 인테리어도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 생동감 넘치는 자연의 색감을 활용했다. 이 관계자는 "도자기 타일, 수공예품도 곳곳에 활용해 로에베의 장인정신을 상징하는 감각적인 공간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상반기 중 서울 한 곳과 경기 한 곳에 오프라인 단독 매장을 열 예정. 이번 팝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하고 소비자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팝업이 구매로도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팝업 방문객들의 일평균 구매 전환율은 30% 수준이다.
로에베 관계자는 "제품군 중 가격대가 비교적 낮은 10만원대 보디로션은 매일 입고된 물량이 동나고 있다"며 "어렵게 국내에 들여온 40만원대 향수도 많이 구매해간다"고 귀띔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