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트럼프…'기묘한' 평행이론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Andy Kessler WSJ 칼럼니스트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는 태어났을 때 헤어진 걸까? 머스크의 자른 머리와 트럼프의 넘긴 머리를 지우면 비슷한 얼굴이 남는다. 두 사람 모두 외부인이었고, 종종 기존 사회에서 거부당했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에서 실리콘밸리로, 트럼프는 퀸스에서 맨해튼 미드타운으로 ‘상경’했다. 둘 다 기업가다. 트럼프는 60달러짜리 성경, 399달러짜리 운동화, 트럼프 스테이크, 트럼프 보드카 등을 팔았지만 부동산과 리얼리티TV 프로그램 말고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머스크의 성과가 더 낫다. 그의 화염방사기는 순식간에 매진됐고, 가장 가치 있는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다.

두 사람은 미국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트럼프는 뉴욕시가 6년간 1200만달러를 들이고도 실패했던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 재건 프로젝트를 석 달간 225만달러로 해냈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재사용 가능한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도 못한 걸 해낸 부자들

두 회사는 정부의 선심성 사업을 바탕으로 자기 제국을 세웠다. 테슬라는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저비용 환경 대출을 받았다. 트럼프는 약 3억6000만달러의 세금 감면을 받고 42번가에 그랜드하얏트호텔을 지었다. 둘 다 거의 모든 것을 잃을 뻔했다. 트럼프가 소유한 카지노와 트럼프 플라자호텔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08년 머스크는 회사에 돈이 떨어지자 자기 돈으로 테슬라 직원들 월급을 줬다. 이제 두 사람은 (서류상으론) 억만장자다.

트럼프와 머스크는 자유무역에 관심이 없다. 진실을 뒤틀기를 좋아한다. 테슬라의 배송 일정은 고무줄이다. 2020년까지 자율주행 로봇택시, 2024년 화성 거주 등 머스크의 약속은 깨졌다. 트럼프는 “남부 국경을 따라 장벽을 건설하고, 멕시코가 이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멕시코 국경은 1954마일이다. 트럼프는 단 5마일의 장벽만 건설했다. 둘 다 보스 콤플렉스가 있다.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리얼리티 TV쇼의 캐치프레이즈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돌아올게(I’ll be back)”만큼이나 기억에 남는다. 달성 불가능한 기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테슬라 경영진을 알고 있다.

쌍둥이보다 더 똑같아

정치적인 공통점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왼쪽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테슬라를 키우고 보조금과 세금 공제, 대출을 받기 위해서였는지 몰라도 한때 머스크는 환경친화적인 진보주의자였다. 트럼프는 뉴욕시 모든 사람이 민주당원이어서 칵테일파티에 초대받기 더 쉽다며 민주당원으로 등록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트럼프 호텔에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머스크가 아니었다면 테슬라 주식을 샀을 것”이라고 말했다.둘 다 요요 같은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주가가 자유낙하 중인 것을 보라. 두 사람 모두 시청률, 여론조사, 팔로어 수와 월평균 사용자 수 등 숫자에 집착한다. 하지만 이 쌍둥이가 없다면 삶은 지루할 터이다. 이 쌍둥이는 스포트라이트를 정말 좋아한다. 한때 한 명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고, 다른 한 명은 대통령이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 ‘Musk and Trump: Eerie Parallel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