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기초연구 강한 일본…사업화 탁월한 韓과 힘 합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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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케 아키히사 시믹 대표“일본은 기초과학이 우수한 반면 사업화 능력이 약합니다. 이 능력이 뛰어난 한국 벤처기업과 함께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미타케 아키히사 시믹 대표(사진)는 지난 17일 도쿄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바이오사업 간 협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벤처 기업이 변화가 더딘 일본의 제약산업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1993년 임상시험수탁업체(CRO) 시믹에 합류해 30년 이상 일본의 제약산업을 지켜본 그는 현지 업체들의 사업화 능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시믹은 지난해 매출 1047억엔(약 9115억원)을 기록한 일본 현지 1위 CRO 업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우시에 이은 2위다. 일본에서 개발한 상당수 의약품이 시믹의 임상을 거쳐 개발·출시됐다.
미타케 대표는 일본 대학에서의 뛰어난 연구 성과가 제품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줄기세포 기술이다.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는 이미 성장을 마친 나이든 세포를 다시 어리고 싱싱한 줄기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역분화줄기세포(iPSC) 기술을 개발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화만큼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는 “이 기술의 종주국이 일본이라는 건 누구나 인정하지만 이를 의약품으로 쓸 수 있도록 개발하는 속도는 미국, 호주 등에 추월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한 일본의 전통제약사에 한국의 AI 신약 개발 기술을 더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업개발(BD) 담당자들은 일본 사람에 비해 영어도 우수하고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며 “일본의 기초연구능력을 결합하면 우수한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일본이 더 이상 의료기기 시장의 강자가 아니라고도 했다. 일본은 올림푸스, 히타치 등에 힘입어 오랜 기간 의료기기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의료기기 시장에서 연간 5조엔(약 43조528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다. 미타케 대표는 “새 의료기기를 만들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일본에서 고갈된 상태”라며 “한국과 공동 개발에 나서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