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도 당원이 뽑자는 민주당…"정치사 새로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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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뽑는 의장·원내대표 선거에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권리당원 의견을 10분의 1 이상 반영하는 '10% 룰'을 제안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직접 뽑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원 참여를 허용해야 한다는 당내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수면 위로 꺼내 든 것이다.
김민석 "당원 의견 10% 이상 반영해야"
다만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의 대표를 뽑는 국회의장 선거에 당원의 표를 반영하자는 구상은 당내 민주주의에 역행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선출과 관련 민주당이 지나치게 당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김 의원은 이날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국회의원의 고유 영역인 국회의장 후보 선출이나 원내대표 선거에 당원 민심을 반영하는 실질적이고, 제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권리당원 의견을 10%를 반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당원이 '캐스팅보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엔 공천 혁명이 있었다"며 "권력의 주인인 주권자의 흐름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국회의장 선거도 당원 문법을 존중하느냐에 대한 차원의 문제였다"며 "민심을 정치에 반영하기 위해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는 물론 개헌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16일 치러진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당내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승리했다. 김 의원 역시 경선 과정에서 추 전 장관에 공개 지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패배는) 일반적인 결과는 아니었다"며 "경선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당원들이 보내는 경고"라고 했다.김 의원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원들의 표심을 반영하자는 주장을 두고 "정치학자들도 '말이 안 된다' 하실 수 있다"면서도 "당과 당원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정치사를 쓰는 것이 민주당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 "당원 권한 2배 늘리겠다"고 언급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총선에서 압도적인 승리한 정당 지지율이 큰 폭으로 출렁인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 결과를 통해 당원과 지지자들이 '마음을 왜 몰라주냐' '요구가 왜 묵살당하느냐' 등 실망과 분노가 탈당과 지지율 하락으로 의사 표현됐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말로 사과한다고 위로가 되지 않는다. 말로만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 아니라 실제 당헌, 당규로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국회도 당원과 지지자들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