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국문학관 착공…유인촌 "K-문학 일취월장에 역할하기를"(종합)

문정희 관장 "문학계 든든한 둥지될 것"…2026년 개관까지 12만점 수집
문학 단체와 간담회도 열어…"문학 지원, 지역-중앙 역할 조정해 재구조화"
국립한국문학관(관장 문정희)이 20일 2019년 문학관 건립 추진 5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문학관 건립부지에서 열린 착공식에서 "국립한국문학관은 문학인들의 평생 숙원이고 오랜 염원"이라며 "문학관이 드디어 첫 삽을 뜨는데 제가 가슴이 흥분되고 떨린다"고 축하했다.

유 장관은 이어 "K-컬처, K-콘텐츠 등 우리 문화예술 관련 위상은 8부 능선쯤 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원천이 문학"이라며 "(문학관이) 우리 문학이 일취월장하는 장소로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장관으로 있는 동안 열심히 뒷받침하고 앞에서 끌겠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립한국문학관장은 "한국 문학은 한국인의 삶과 생각과 감정을 한국어로 기록한 아름다운 유산"이라며 "한국 문학이 세계 문화 속에서 큰 날개를 펴고 비상할 수 있도록 크고 든든한 둥지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착공식에는 시인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평구청장 출신 김우영 민주당 당선인,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장과 자료 기증 관계자, 은평구 지역 주민들이 함께 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26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은평구 진관동에 연면적 1만4천993㎡, 부지 면적 1만3천248㎡,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2019년 문학관 건립 기본계획 수립부터 착공까지는 5년이지만, 2014년 문학관 건립 근거인 문학진흥법 발의를 한 시점부터는 10년의 준비 기간이 걸렸다. 사업 기간인 2021년부터 2026년까지 투입되는 예산은 총 716억원이다.

문학관은 한국문학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관람객이 쉴 야외 정원, 교육·체험 공간 및 다목적강당, 수장고 등으로 구성된다.

건물 외관은 '마을의 모습'을 소재로 하고, 건물과 북한산 전경이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문학관은 착공식 이후 건립, 전시공간 구성과 운영, 문학 자료와 전시콘텐츠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한 자문단을 꾸려 운영한다.

개관까지 문학자료 12만점을 수집하고 소장자료 4만점을 목록화 한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개관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유 장관은 착공식 후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문학계 인사들과 간담회를 열어 국립한국문학관의 비전과 향후 개관·전시 준비 계획을 비롯해 문학·번역 분야 중점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문 관장은 "전국문학관 120곳과 협력할 것"이라며 "또한 2억~3억원 정도의 희귀본을 비롯한 귀한 자료 30점을 선보이는 전시 등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문학·번역 분야 지원 방안과 관련해선 ▲ 문예지·비평지 지원 강화 ▲ 대한민국 문학축제(가칭) 개최 ▲ 문학 프로그램 활성화 지원 등을 다뤘다.

문체부는 내년부터 중앙과 지역 사업이 중복되지 않도록 문예기금을 통한 문학 지원 사업을 재구조 할 방침이다.

지역문화재단이 신진작가 발굴·개인창작지원·직접 지원을 1차로 하도록 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작가 후속 지원·협단체 지원·간접 지원을 하도록 역할을 조정한다.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전략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민관 협의체도 구성한다.
이 자리에는 유자효 전 한국시인협회장을 비롯해 박상순 민음사 대표, 정용국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오형엽 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 김현택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번역아카데미 석사 과정 제도화 등 번역 인재 양성 필요성, 문학 비평 지원, 시조에 대한 관심, 어려운 환경의 작가 지원 등을 건의했다.

유 장관은 "내년 예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 의미 있다"라며 "어떻게든 마중물을 만들어보겠다. 개인에 대한 작은 지원은 지역문화재단에 넘겨주고, 해외진출 등 큰 덩어리 중심으로 정부 지원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